LG엔솔·SK온, 미국 내 인력 재조정…공장 준공 차질 최소화 총력

글자 크기
LG엔솔·SK온, 미국 내 인력 재조정…공장 준공 차질 최소화 총력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한국인 직원들을 체포·구금한 사건 이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인력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투자가 더 이상 어렵다는 격앙된 반응과는 별개로 현재 건설이 진행중인 사업장에선 고객사 납기를 지키기 위해 지체해선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주재원 중심의 긴급 가동과 해외 사업부 차원의 인력 재배치(리로케이션) 방안이 동시에 추진되는 모습이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신설 공장의 정상 준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주요 고객사와의 계약 이행을 위해 미시간·오하이오·애리조나 등 기존 공장에서 근무 중인 인력을 조지아 공장에 단기 파견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해외 사업부 차원에서도 미국 내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는 구금 직원들의 신속한 귀환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미국 내 다른 사업장 인력을 조지아 신설 공장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후속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설 공장 특성상 설비 세팅과 초기 운영에는 숙련된 인력이 필요해 실제 효과를 두고선 내부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설 공장이라 설비 세팅에 숙련 인원이 필수"라며 "다른 미국 내 공장은 이미 세팅 단계를 지나 운영 인력이 대부분이라 사업장 재배치를 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는 내부적으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SK온도 미국 공장에서 단속 우려가 커지자 인력 재배치와 조기 귀국을 병행하는 재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온은 미국 현지 건설과 장비 설치 단계에 본사 직원과 협력사 인력을 투입해왔다. 이들 상당수는 합법적인 B1(출장)·E2(투자) 비자를 받아 활동하고 있으나 단속 국면에서 장비 설치자·출장자·건설 인력이 구분되지 않고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전면 귀국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팀 단위나 현장 단위에서는 "업무가 끝나면 가급적 빨리 귀국하라"는 권고가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관계자는 "공장 가동 목표가 내년 초여서 일부 인력의 즉각 체류가 필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지 직원 안전을 고려해 불필요한 체류를 최소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구금 사건이 아니라 미국 내 생산 연속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규정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로케이션은 어디까지나 임시 대응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나서 비자 제도 안정성과 체류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