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대통령 "확장 재정 불가피…국가 부채 절대액 중요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민생·경제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관련해 "터닝 포인트(전환점)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확장 재정과 연관된 국가 부채에 대해서는 "국채 규모의 절대액이 중요하지 않다"며 다른 나라들(OECD회원국)은 100%가 넘는다는 점을 언급, 100조원 가까이 국채를 발행해도 부채 비율은 50%를 약간 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민생 경제 회복과 연구개발(R&D) 투자 목적으로 100조원이 넘는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국가 재정 건전성을 지나치게 침해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채로 100조원을 만들었으면 이 돈으로 그 이상을 만들어내서 얼마든지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해야 할 때"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는 잠재 성장률 반등을 위해 적극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국채 규모의 절대액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국채를 발행하면 국내 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약 50%를 약간 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대개 100%가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0조원 정도를 생산적 분야에 투자하면 국민 총소득과 국내 총생산이 몇 배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충분히 돈을 벌어 갚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재정 관료들이 걱정한다"며 "일부 비난에 연연하지 말자고 설득했다. 현재 지지율에 얽매이지 말고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의 국민 평가, 지지율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경제 규모에 따라 전 재산이 100억원인 사람이 빚을 3000만원만 지면 충분히 갚을 수 있다"며 "그 돈을 투자해 3000만원 이상 벌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정 확장을 '씨앗'에 비유하며 "밭에 씨를 뿌려야 하는데 뿌릴 씨앗이 없으면 씨앗 값을 빌려서라도 뿌려야 한다. 가을에 훨씬 더 많이 수확해 갚으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 정부가 장부에 없는 빚을 진 게 80조~90조원"이라며 "돈이 없으면 장부에 쓰고 써야 하는데 장부에 안 쓰고 실제로 빚을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정부에서는 "여기 저기 다 긁어 쓰는 바람에 제 역할 못 하고, 실제로는 악성 부채가 늘었다"며 "이렇게 경제를 운영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조현정 기자 joa@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