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사가 정보기술(IT) 기업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조직으로 진화하면서 기술 인재를 확보하고 민첩하게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인사관리(HR)의 디지털 전환(DX)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PwC컨설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권의 인사관리(HR) 디지털 전환(DX) 실행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권 HR 부문의 DX 추진 동향과 성공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앞으로 금융권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됐다.
보고서는 금융권의 HR에서 DX가 필요한 이유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산에 따른 인력 구조 재편 대응을 꼽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13년간 국내 15개 일반은행의 점포 수는 33% 줄어든 반면, 연평균 IT 개발비는 255% 늘어났다. 이는 테크 분야 개발자 채용과 기존 인력의 IT 직무 교육 및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디지털 경쟁에서 인재 확보는 조직 역량과 직결된다"며 "조직이 변할 때마다 자체 대응 전략이 필요하고, 그 전략에 맞는 스킬로 빠르게 전환하도록 리스킬링(Reskilling, 새로운 기술로 전환), 업스킬링(Upskilling, 기존 경력의 고도화), 인재 확보 시스템 등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고서는 디지털 생태계 확장을 위한 빠르고 정확한 조직 및 인력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기반의 민첩한 HR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디지털 전략본부' 'AI금융센터' 등 조직을 신설해 적정한 스킬을 보유한 직원을 검색해 배치하거나, 신규 온라인 금융 상품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운영했다가 해산하는 식이다. 보고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인력의 수요 공급을 미리 예측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스킬 보유 인력을 검색해 적정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이터 기반의 인사관리 플랫폼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금융 사고 예방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철저한 내부통제와 사전 예방이 가능한 인사 데이터 기반의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도입된 책무구조도는 사후 제재가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HR과 연계한 예방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기반의 HR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실행 전략으로 ▲내부 사업과 연계 가능한 스킬 중심의 DX 전략 ▲데이터 기반의 HR을 위한 프로세스 최적화 ▲리스크 관리까지 고려한 신뢰 기반의 DX 실행 등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HR은 비즈니스 방향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비(非)금융 사업 확대에 따른 신규 HR 솔루션의 기대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시스템·데이터·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HR 시스템 내 기능을 고도화해 조직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수 PwC컨설팅 파트너는 "금융권은 기술 인재 확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며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HR 체계로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규제 수준과 복잡한 조직 구조를 가진 금융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더 많은 고려사항이 있다"며 "성공적인 HR의 DX를 위해서는 규제와 환경에 부합하는 전략적 접근과 안정적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