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분석해 보니…"중국 성장속도, 한국의 6.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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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분석해 보니…"중국 성장속도, 한국의 6.3배"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간판기업들의 성장속도가 우리나라보다 6.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우리보다 새로운 분야로의 진입이 활발했음을 의미하고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로 이뤄진 생태계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여서, 우리 재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다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미국 유력경제지 '포브스'의 통계를 분석해 'K-성장 시리즈 1편'으로 '글로벌 2000대 기업의 변화로 본 한미중(韓美中) 기업삼국지'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포브스 선정 세계 2000대 기업 안에 든 중국 기업 숫자는 10년 만에 폭증했다. 2015년에는 180개였지만, 올해는 275개가 2000대 기업에 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0년 전 66개에서 오히려 62개로 줄었다. 미국은 같은 기간 575개에서 612개로 늘었다. 중국에서 '신흥 강자'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형국으로 볼 수 있다.


포브스의 '글로벌 2000'은 시장 영향력, 재무 건전성, 수익성이 좋은 '리딩 기업'을 모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가별로 그 나라의 기업생태계가 가진 힘을 나타내는 지표로 본다.


우리나라는 기업생태계가 얼마나 성장했느냐를 따져보는 관점에서도 미국, 중국에 뒤처졌다. 세계 2000대 기업 중 우리 기업의 합산매출액은 10년간 15% 성장(2015년 1.5조달러 → 2025년 1.7조달러)에 머문 반면, 중국은 95%(4조달러 → 7.8조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 대비 성장속도가 6.3배 더 빨랐던 셈이다. 미국도 63%(11.9조달러 → 19.5조달러) 성장해 우리와의 차이가 컸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중국의 기업생태계가 신흥 강자를 배출해서 힘을 키웠다면, 미국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빠른 탈바꿈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엔비디아(매출 성장률 2787%), 유나이티드헬스(314%), 마이크로소프트(281%), CVS헬스(267%) 등 첨단산업과 헬스케어 기업이 성장을 주도했고 스톤X(금융상품 중개, 매출액 1083억달러), 테슬라(전기차, 957억달러), 우버(차량공유, 439억달러) 등 새 분야의 기업들이 신규 진입하며 기업생태계 성장속도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실리콘밸리·뉴욕·보스턴 등 세계적인 창업생태계를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숙박공유), 도어대시(음식배달), 블록(모바일결제) 등 IT기업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냈다.


중국은 알리바바(이커머스, 1,188%), BYD(전기차, 1,098%), 텐센트홀딩스(온라인미디어ㆍ게임, 671%), BOE테크놀로지(디스플레이, 393%) 등 첨단기술·IT 분야 기업들이 주로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파워차이나(에너지, 849억달러), 샤오미(전자제품, 509억달러), 디디글로벌(차량공유, 286억달러), 디지털차이나그룹(IT서비스, 181억달러) 등 에너지, 제조업, IT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글로벌 2000으로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SK하이닉스(215%), KB금융그룹(162%), 하나금융그룹(106%), LG화학(67%) 등 제조업과 금융업이 성장을 이끌었고 새롭게 등재된 기업은 주로 금융기업들(삼성증권, 카카오뱅크, 키움증권, iM금융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대한상의는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기업의 성장속도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생태계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금의 우리 기업생태계는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라고도 지적했다. 김영주 부산대 교수가 12개 주요 법률(상법, 공정거래법, 외부감사법 등)을 조사한 결과에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면 규제가 94개로 늘고 중견에서 대기업을 넘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되면 343개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와 관련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달 초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메가 샌드박스'를 활용해 "일정 지역, 업종에서라도 규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에 '규제 제로 실험장'을 만들어 기업들이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외에도 대한상의는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해서 기업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규제는 사전보단 사후에 처벌하는 방향으로, 규모별보단 산업별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AI 등과 같이 대규모 투자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첨단산업군에 한해서라도 우선적으로 차등규제를 제외해 산업경쟁력을 지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첨단전략산업법'을 개정해 전략기술에 대해 규제 예외 조항을 삽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한 해에 중소기업에서 중견으로 올라가는 비중이 0.04%, 중견에서 대기업 되는 비중이 1~2% 정도에 불과하다"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무서운 신진 기업들이 빠르게 배출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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