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강달러 시대 전환점… 글로벌 자산배분 새 국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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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강달러 시대 전환점… 글로벌 자산배분 새 국면 진입"

75년 이상 역사를 가진 세계적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주식운용사가 15년 동안 이어진 미국 달러의 강세 기조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증시가 떨어져도 달러인덱스(DXY)가 하락하는 등 달러의 안전자산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일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글로벌 주식 운용사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는 '달러, 여기서 멈출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시각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올해 상반기 10.7% 하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1967년 이후 역대 반기 성적과 비교해도 하위 10%에 해당한다. 이후 몇 달간 안정세를 보였으나, 달러가 구조적으로 약세 국면으로 전환되는 '체제 전환' 신호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나온다.


2010년 이후 달러는 안전자산 통화로 선호됐다. S&P500 지수가 15% 이상 급락한 다섯 차례의 국면에서 달러지수는 평균 7.2%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초 S&P500 지수가 18.9% 하락하자 3.9% 떨어지며 처음으로 위험회피 국면에서 약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약세 원인으로 우선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확대를 꼽았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올해 5월 미 국채를 1470억달러어치 매입했다. 이는 1977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4월 소폭 자금 유출을 보였던 미국 증시는 5~6월 해외 투자자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며 반등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의 달러 약세에는 환헤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조시 잼너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선임 투자 전략 분석가는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 확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위험 관리 기준에 따라 환헤지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달러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쌍둥이 적자'도 구조적 부담으로 지목됐다. 2009년 중반 이후 누적된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11조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으로 미국 재정 적자는 당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6~7% 수준에 고착될 전망이다. 반면 다른 주요국들은 여전히 재정 확장 여력이 있어 미국의 제약이 두드러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만 이번 약세가 구조적 전환이 아닌 경기순환적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흔들었지만, 여름 이후 무역협정 체결로 긴장은 완화됐다. 또한 미국의 구조적 강점은 여전히 달러를 지지하는 요소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달러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과 일본 엔화의 저평가를 고려하면 달러가 아시아 주요 통화 대비 과도하게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제프 슐츠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경제 및 시장 전략 총괄은 "지난 50년간 달러와 주식 수익률 간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달러의 향방은 향후 지역별 주식시장의 주도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체제 전환 시작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비(非)미국 주식 비중을 재검토하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제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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