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뜨거운 반도체 랠리…지금 담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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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뜨거운 반도체 랠리…지금 담아도 될까

반도체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은 코스피의 상승 주역으로 떠오르면서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재·실적·수급 삼박자에 힘입어 나란히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역사적 고평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중 무역 갈등마저 재점화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9만전자·43만닉스…코스피 운전대 잡은 반도체

최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코스피는 지난 10일 3600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운전대는 반도체가 잡았다. 국내 주요 반도체주 36개를 묶은 'KRX 반도체' 지수는 올해 9월 이후 38.87% 뛰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전체 지수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3.86%, 54.28% 치솟으며 지수를 견인했다. 지난달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1조9800억원을 쏟아부은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8조원(순매수 1위), 1조8200억원(순매수 2위)어치 사들이며 차트를 움직였다.


이 같은 반도체 쏠림 현상은 실적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올해 9월부터 D램 현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가 상향 조정돼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한 12조1000억원(잠정치)을 기록하며 3년여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SK하이닉스 역시 12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서버용 고성능 D램 생산능력(CAPA) 확대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의 동반 상승으로 D램 가격의 상승이 상향 변곡점을 지났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4조원으로 6%,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1조원으로 12% 상향 조정했다.


최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수백조원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불을 지피는 분위기다. 앞서 미 반도체 업체 AMD가 오픈AI에 2029년까지 총 6기가와트(GW) 전력량이 필요한 AI 가속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지난 9일엔 엔비디아가 xAI에 20억달러(2조8000억원)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엔비디아와 AMD의 HBM 공급 파트너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커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거품 우려는 없나

이처럼 호재가 잇따르면서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종을 향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주요 AI 기업들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집권 2년 차에 접어드는 우리 정부 역시 2026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19% 늘린 35조3000억원으로 편성하며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씨엠티엑스, 그린광학 등 코스닥 상장 채비에 나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2026년 CAPA 점유율(웨이퍼 투입량 기준) 추정치는 D램 32%, 낸드 30%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가장 큰 수혜 업체가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공급 주도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과 함께 연말 HBM4 양산 웨이퍼 투입 이후 경쟁 심화가 예상되나, 기술 및 수율 리더십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37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호재·실적·수급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반도체 업종이지만, 추격 매수를 하는 것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와 함께 최근 재점화된 미·중 무역 갈등 리스크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부담을 안고 있는 반도체 업종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6으로, 2017~2018년 반도체 '빅 사이클' 당시 기록(1.44)을 넘어섰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이성적인 투자자라면 추격 매수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며 "코스피 대비 반도체 상대 강도가 미국 성장주와 동일한 수준인 만큼 코스피 대비 반도체의 아웃퍼폼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측이 지난 9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 통제는 지난 4월 이래 가장 강력한 조치로서 미국이 중국에 시행 중인 반도체 규제와 매우 유사한 경로"라며 "양국의 반도체와 희토류 관련 대립은 양측의 누적된 준비 과정과 명분, 신흥 제조업 육성 경쟁, 주요국과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빅딜' 합의의 난도가 높고 반복적인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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