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여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파인허스트 ‘No.2 골프장’. 이날 US 여자오픈 무대에서 세계 골프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다름 아닌 스무살 한국 여성이었습니다. 워터 해저드에 가까스로 걸친 공을 살리기 위해 양말을 벗어 던진 ‘맨발 투혼’은 지금까지 회자됩니다.
이 장면이 가수 양희은의 ‘상록수’를 배경으로 한 광고(CF) 영상물에 사용되면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고취했죠. 그렇습니다. ‘골프 레전드’ 박세리 선수 얘기입니다. 지금은 은퇴해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용인시와 협약식을 마친 박세리 선수(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빛낸 ‘탁구 여제’ 현정화 선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 전력의 8할 이상을 차지한다는 탁구계에서 1980∼1990년대에 ‘그랜드 슬램’이란 불멸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현역 시절 ‘피노키오’란 별명으로 불리며 한국 여자탁구의 대명사로 통했습니다. 이런 박세리·현정화 선수가 스윙을 잡아주고, 라켓 쥐는 법을 알려준다면 어떨까요?
TV 화면에서만 보던 대형 스타들을 만나 소통하는 용인특례시의 축제에선 가능한 얘기일 것 같습니다.
◆ 스타와 함께하는 ‘패밀리 파티’…공정무역 ‘포트나잇’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맞아 용인시가 ‘이색적인’ 축제들을 잇달아 개최합니다.
용인시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열리는 스포츠 체험축제 ‘패밀리 파티(Par-Tee)’에는 박세리·김은혜(골프), 현정화(탁구), 한송이(배구), 김자인(스포츠클라이밍) 등 다양한 종목의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참여해 시민들과 원포인트 레슨, 체험 행사를 진행합니다.
처인구 경안천로의 ‘SERI PAK with 용인’에서 열리는 행사는 △사인회 △어린이 ‘스내그골프’ △성인을 ‘트랙맨골프’ △스포츠 스타와 원데이 체험 △OX 퀴즈 등으로 꾸려집니다. 행사장 곳곳에 플리마켓과 푸드트럭 존, 피크닉 존, 키즈 존도 마련되죠.
용인 공정무역 포트나잇. 용인시 제공 24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주간 이어지는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는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소비자 윤리를 강조하는 행사입니다. 시가 용인공정무역협의회와 손잡고 아이쿱 자연드림(동백점), 주민두레생협(수지점)에서 공정무역과 관련된 간식을 증정합니다. 또 다양한 지역 카페에서 공정무역 강의와 드립백 만들기 체험이 진행됩니다. 축제는 흥덕고등학교에서 열리는 공정무역 수업과 캠페인으로 마무리됩니다. 원래 공정무역 포트나잇은 1997년 영국에서 시작된 행사입니다. 다양한 공동체가 공정무역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출범했죠.
용인 일자리박람회 포스터. 용인시 제공 ◆ 반려동물과 즐기는 축제…유기동물 입양·펫티켓 행사 조금 다른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22일에는 ‘2025년 하반기 일자리박람회’가 열립니다. 관내 50개 기업이 참여해 295명을 채용하는 자리로, 반도체·유통·운수·요양·의료 등에 걸쳐 대면·비대면 면접이 진행됩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면접 컨설팅, 챗지피티(GPT) 체험, 진로성향검사 등이 마련됐습니다.
반려인을 위한 문화축제 ‘용인시와 행복하개’에서 인사말을 하는 이상일 시장. 용인시 제공 앞서 시는 지난 19일 반려인들을 위한 문화축제 ‘용인시와 행복하개’를 개최했습니다. 시민들의 호응은 뜨거웠죠.
지난 19일 열린 반려인을 위한 문화축제 ‘용인시와 행복하개’에서 이상일 시장이 관련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용인시체육관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선 수의사회와 협업해 반려견과 함께하는 체험활동, 펫티켓(반려동물 예절) 교육, 동물등록제 홍보,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등이 이어졌습니다.
‘용인시와 행복하개’ 행사. 용인시 제공 행사장에 마련된 급수대, 반려동물 전용 화장실, 천연잔디 놀이터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반려동물 문화교실에선 수의사와 훈련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건강, 행동교정, 미용 등 생활 속 고민 상담을 벌였습니다. 수의사가 참여하는 펫티켓 교육에서는 반려동물의 행동 이해와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죠. 특히 행사 현장에 유기견 입양 부스가 마련돼 반려동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자리가 됐습니다.
이상일 시장은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문화를 배우고, 유기동물 입양과 펫티켓 실천을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계기였다”며 “반려동물과 시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