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달러 강세보다 위안화·엔화 약세와 대미 투자 불확실성 등 국내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환율이 35원가량 올랐다"며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안화 약화, 일본 새로운 수장의 확장정책 기대감으로 인한 엔화 약화, 우리나라 관세 및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조달 방법 등 지역적·국내적 요인에 절하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 인덱스(DXY)를 보면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환율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이 현재 미국에게 25%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이것을 15%로 낮추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면 환율에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투자 협정에서 3500억 달러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투자할 건지 구체적 내용이 정해지면 외환시장 영향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해외 증권투자가 가속화되고 있고, 올해 외국인이 (국내 투자로) 가져온 금액보다 우리가 나간 게 4배 정도 많다"고 설명했다.
금융·외환시장에 대해서는 9월 하순 이후 환율과 금리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환율이 올라도 물가는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국내 수요도 아직 약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선아 기자 sunrise@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