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화성-오산 갈등…물류센터·하수 이어 택시면허 증차분 다툼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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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화성-오산 갈등…물류센터·하수 이어 택시면허 증차분 다툼 [오상도의 경기유랑]
이번엔 택시면허 92대 놓고 ‘팽팽한 대립’…道 분쟁조정위 결정 기다려 5차 택시총량제 신규 면허 배분…1989년 이후 동일 택시사업구역 묶여 인구 106만 화성 ‘택시 승차난’…인구 4분의 1 불과한 오산에 양보 촉구 동탄2물류센터 건립 놓고도 갈등…코엑스 크기, 하루 1만7000대 운행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과 하수처리 문제를 두고 잇따라 갈등을 빚어온 경기 화성시와 오산시가 이번에는 택시 증차분 면허의 배분을 놓고 다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화성시는 이권재 오산시장을 겨냥해 “시민을 위한 행정에 집중해달라”며 칼끝을 겨눈 상태다. 두 도시는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화성시는 ‘화성·오산 택시 배분, 왜 화성시민 106만명이 손해 보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오산시장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공직자로서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동탄2물류센터 전면 백지화를 외치며 감정 다툼의 선봉에 섰던 이 시장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것처럼 보인다.
화성시 동탄역 택시 승강장에 정차해 있는 택시들. 화성시 제공 ◆ 화성시, 오산시장에 “정치적 계산 아닌 시민 위한 행정 해달라”

현재 화성시는 폭증한 인구와 면적을 기준으로 택시 통합사업구역 내 신규 면허 대부분을 가져올 것을 주장하는 반면 오산시는 기존 노조 합의와 생활권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성시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시의 인구 대비 택시 1대당 인원이 752명, 오산시는 340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성시는 택시가 부족한 데 비해 오산시의 택시 수급 여건은 양호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탄역·병점역·향남 등 주요 교통 거점은 물론 외곽 농어촌과 산업단지, 외국인 밀집 지역까지 택시 수급난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이를 근거로 화성시 관계자는 “현 제도는 오산에는 이익을 화성에는 불편을 안기는 불균형 구조”며 “도시 규모와 교통 여건이 현저히 다른 상황에서 동일한 사업구역을 유지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도는 국토교통부 택시총량 산정 방식에 맞춰 산출한 제5차 택시총량제에 따라 오산·화성 택시통합구역에 92대의 택시 증차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화성시 인구는 96만명으로 오산시 인구 24만명의 4배가 넘었다. 화성시가 인구 100만을 돌파하며 특례시 지위를 획득한 지금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에 화성시는 택시 1대당 담당 인구 등을 고려해 증차분을 9대 1의 비율로 화성시에 많이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산시는 각 지자체의 인구나 면적만을 기준으로 택시 증차분을 배분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오산시가 요구하는 배분 비율은 법인택시 노조들이 제4차 택시총량제 시행 당시 합의한 종전 75(화성)대 25(오산) 비율이다.

경계를 맞댄 화성시와 오산시는 1989년부터 하나의 택시사업구역으로 묶여왔다. 35년 넘게 두 도시의 격차가 벌어졌음에도 도시 규모와 교통 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화성시민들은 갈수록 불편이 심화된다는 게 화성시의 주장이다.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이후 이용이 급증한 동탄역 일대에선 택시를 잡기 위해 30분 이상 대기해야 하고, 시 외곽에선 호출 뒤 1~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화성 동탄신도시. 화성시 제공 ◆ 화성 동탄 하수·분뇨는 오산이 처리…“비용 차이로 부담 늘어”

화성시에 따르면 내·외국인을 포함해 비슷한 인규 규모를 지닌 수원시는 인구 123만·면적 121㎢에 택시 4698대를 보유하고 있다. 고양시는 인구 106만·면적 268㎢에 택시 2836대, 용인시는 인구 109만·면적 591㎢에 택시 1916대이다.

반면 화성은 인구 106만·면적 844㎢에 택시 1288대에 그친다.

두 도시는 화성시 유통3부지(장지동 1131번지)에 들어설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을 놓고도 대립 중이다. 이곳에 들어설 동탄2물류센터는 연면적 40만6000㎡,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로 서울 코엑스와 맞먹는다.
화성 동탄2물류센터 건립 반대 시위를 벌이는 이권재 오산시장(앞줄 왼쪽). 이권재 시장 블로그 캡처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하루 최대 1만7000대의 대형 화물차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성·오산의 경계에 있는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교통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오산시의 주장이다.

지난 5월에는 화성시 동탄의 하수·분뇨가 오산지역에서 처리되는 것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화성·오산이 2008년 맺은 ‘위수탁 협약’을 근거로 동탄의 오염물들이 오산 제2하수처리장과 오산 분뇨처리장에서 처리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오산하수처리장. 오산시 제공 실제로 하수의 경우 동탄에서 유입되는 물량은 하루 3만6684㎥였다. 이는 오산 제2하수처리장 하루 시설용량 6만4000㎥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화성시가 내는 오물 처리비용은 오산시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가 나는 비용이 오산시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은 커졌다.

화성·오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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