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지사령부, 동두천 걸산동 신규 주민 통행증 발급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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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지사령부, 동두천 걸산동 신규 주민 통행증 발급 거부
미군기지로 둘러싸여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경기 동두천시 걸산동 신규 전입 주민들의 통행을 위한 패스(통행증) 발급이 끝내 거부됐다.

동두천시는 걸산동 신규 전입자 4명에 대한 미2사단 측의 신원보증에도 ‘용산-케이시 기지사령부’는 기지 보안을 이유로 신규 전입 주민에 대한 패스 발급 불가 입장을 최근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경기도 동두천시 미군 기지. 연합뉴스 미군 기지사령부는 2022년 6월 29일부터 기지 보안을 이유로 걸산동에 새로 전입한 주민들에게 패스 발급을 중단했다. 통행증을 발급받지 못한 신규 전입 주민들은 위험한 임도를 이용해 마을을 오가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시는 실무회의·공문 전달·기지사령관과의 면담 등을 통해 신규 전입 주민 대상 패스 발급 중단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건의해 왔다.

지난 5월에는 시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기지사령관에게 패스 발급 재개를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기지사령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이에 시는 지난 7월 캠프 케이시에 주둔한 미2사단의 신원보증을 통해 패스 발급 재개를 이끌고자 신청서류를 미2사단 측에 전달하고 결과를 기다려 왔다.

그러나 기지사령부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와 시의회는 기지사령부의 이 같은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공무상 발급된 패스 17장을 반납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기본적인 통행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조속히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걸산동 마을은 지리적 특수성으로 6·25전쟁 이후 70여년간 캠프 케이시에 가로막혀 '육지 속 섬'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마을 전체가 미군기지에 둘러싸여 부대를 통과하면 10분이면 갈 수 있으나 통행증이 없으면 구불구불한 산길로 1시간을 돌아가야 한다.

캠프 케이시를 통과해 하루 2회 마을로 다니는 버스도 통행증이 없으면 탈 수 없어 50여 가구 80여 명 주민들은 통행증을 발급받아 캠프 케이시를 통과해 마을을 오가고 있다.

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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