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륜·경정 산업의 구매상한액을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의 경륜·경정의 낮은 구매한도가 이용자들의 합법 시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으며, 불법 사설 도박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경륜 경주에 출전한 선수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현행 경주당 구매상한액은 10만원이다. 2006년 구매상한액이 정해진 이후 약 20년 간 동결된 상황이다. 애초 이 같이 구매상한액을 정한 취지는 건정성 강화다. 하지만 20년간 급속도로 진행된 정보기술(IT) 발달에 따라 최근 온라인 사설 도박 시장이 확장되면서 실제적인 규제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일부 이용자가 더 높은 베팅을 위해 불법 사이트로 이동하면서 합법 사행산업이 오히려 매출 감소와 시장 위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도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경마, 경륜, 경정 등 사행산업 총매출액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마는 2015년 1조3617억원에서 지난해 9544억원으로 감소했다. 경륜, 경정은 각각 5654억원에서 2704억원, 2092억원에서 1142억원으로 약 2배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경우 2015년 1만3371건에서 2024년 5만439건으로 약 5배 급증했다. 이 중 불법 스포츠 도박의 경우 2015년 2496건에서 2025년 2만1587건으로 10배 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공론화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최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경륜·경정 실명 구매·구매상한액 진단 및 제도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에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마사회, 학계, 시민단체, 형사정책 연구자 등 5개 분야 전문가와 관계자 약 70명이 참석했다.
이번 공청회는 ‘경륜·경정 실명 구매 및 구매 상한제 개선 전략 로드맵 수립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경주당 10만원인 구매상한액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여기에 실명 구매 시스템인 스피드온 앱의 접근성과 편의성 강화, 결제 기능 개선 등도 함께 제안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현금 구매자들이 실명 구매로 전환한 것은 이용자 관리 및 보호 측면에서 큰 진전”이라며 “향후 실명 구매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젊은 고객층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경륜·경정을 즐길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륜·경정은 수익의 상당 부분이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공익사업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어, 구매한도 상향을 통한 매출 정상화는 공공 재원 확충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합리적인 상한 조정은 불법 도박 억제→합법 시장 보호→세수 확충→이용자 편의 향상→산업 경쟁력 강화 등 공익기금 안정성 확보와 함께 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