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임상연구에서는 오십견이 단순 관절 질환이 아니라 당뇨병·고지혈증·갑상선질환 같은 전신 대사질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결과가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즉 “나이 탓이겠지”, “겨울이라 그런가 보네”라는 인식으로 넘기기보다, 전신 건강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수원S서울병원 김경훈 정형외과 원장은 “겨울철에는 어깨가 굳어도 ‘잠깐 뻐근한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팔을 옆이나 뒤로 돌릴 때 통증과 움직임 제한이 3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대표적인 오십견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겨울에 더 아픈 이유… 기온·활동량·혈류↓ = 통증↑ 여러 연구에서 기온이 낮아질수록 관절 통증 강도는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다.
겨울에는 실외 활동이 줄고,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로 인해 어깨 관절낭 움직임이 줄며 강직이 더 심해지고, 이미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악화된다.
김경훈 원장은 “겨울에는 팔의 가동범위 자체가 줄어들어 관절이 쉽게 굳는 환경이 된다. 특히 이미 염증이 시작된 어깨에서는 이런 패턴이 증상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50~60대 여성·대사질환 있으면 위험↑”
오십견은 50~60대 여성 에게 흔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공통된 연구 결과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이다.
▲ 당뇨병과 오십견 ▲ 갑상선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2023년 BMJ 오픈(BMJ Open)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십견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다고 확인했다. 2023년 어깨·팔꿈치 수술학 저널(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자료에서는 갑상선 기능 이상 환자에서 오십견 유병률이 더 높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김경훈 원장은 “최근 연구들은 오십견이 어깨만의 문제가 아니라 혈당·혈압·지질 이상 같은 전신적 대사질환과 연결된 질환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히 50대 이후 당뇨나 고지혈증을 가진 분들은 겨울철 어깨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어깨가 먼저 아프고, 나중에 당뇨 진단”
흥미롭게도, 오십견이 대사질환을 예측하는 ‘경고등’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2024년 당뇨 관련 저널 분석에서는 오십견 증상으로 병원을 처음 찾은 환자에게서 이후 몇 년 사이 새롭게 제2형 당뇨병이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김경훈 원장은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혈당·지질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다. 어깨는 관절이면서 전신 건강의 상태를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치료는 ‘한 번에 해결’이 아니라 단계적
오십견 치료의 국제 표준은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가깝다. 해외 치료전략 논문에서도 먼저 통증을 안정시키고, 그다음 운동·물리치료를 이어가며, 필요할 경우에만 관절을 확장하거나 수술로 넘어가는 방식이 권고된다.
김경훈 원장은 “오십견 치료는 단기간에 ‘뚝’ 좋아지는 비법이 있는 질환이 아니다. 통증을 조절하면서 체계적인 재활을 꾸준히 이어갈수록 결과가 훨씬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신경근 운동 프로그램처럼 전문적인 지도 아래 진행되는 운동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오십견 뿐만 아니라 어깨질환은 다양한 원인과 병리학적 기전을 가지기 때문에, 첨단 장비를 활용한 정밀 진단이 치료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증상이 오래 지속된 환자일수록 초기 진단이 정확해야 치료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