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상장 당일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린 결과다. 장 초반 '반짝' 급등하는 것에 혹해서 투자에 나섰다가 '쪽박'을 차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스팩 특성상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하면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신영스팩11호는 상장 첫날 공모가 2000원 대비 65% 오른 3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4분 만에 52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고 200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고점 대비 61.4% 하락했다.
첫날 거래량은 7812만주로 상장 주식 수 607만주의 13배에 달했다. 시가총액이 122억원에 불과한 신영스팩11호의 첫날 거래 대금은 3050억원에 육박했다. 개인은 하루 동안 신영스팩11호를 87억원어치 사들였고 평가 손실률 -48.7%를 기록했다.
앞서 비엔케이제3호스팩은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29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7700원까지 올랐다가 2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첫날 마감 가격이 최저가였다. 첫날 거래 대금은 3700억원을 넘어섰다. 비엔케이제3호스팩은 상장 이튿날 5% 이상 하락하면서 공모가 2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틀 동안 개인은 25억원어치 사들였고 평가 손실률은 -59.8%에 달했다. 평균 매수가는 4943원으로 공모가의 2.4배다.
스팩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페이퍼 컴퍼니)다. 금융당국은 일반 투자자도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소액으로 기업 인수합병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려고 스팩을 도입했다.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별도 예치하고 3년 내 합병에 실패할 경우 반환해야 한다.
신영스팩11호는 IPO로 조달한 금액 116억원 전액을 국민은행에 신탁 예치한다. 예치한 자금은 합병이 이뤄질 경우 합병 후 존속법인의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합병 실패로 해산하게 될 경우에는 주주에게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스팩 주가가 오르면 설립 목적인 비상장기업과의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스팩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한다. 스팩 주가가 오르면 스팩과 합병하는 비상장기업의 주주가 받는 합병주식 지분율이 낮아진다. 합병에 실패하고 스팩을 해산할 땐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한 스팩 투자자라고 해도 공모가격 수준의 원금에 이자만을 정산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데이터를 보면 스팩 주가는 공모가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투자할 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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