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박세리, 김온아, 김민지, 김성연, 추신수, 이대형(왼쪽부터). 김두홍 기자 다양한 야구 예능 속에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와 전 골프 선수 박세리가 도전장을 던졌다. 25일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 신도림에서는 채널A 새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신재호 PD, 강숙경 작가, 박세리, 추신수, 이대형, 윤석민, 김민지, 김온아, 김성연이 참석했다.
야구여왕은 전직 타 종목 선수 출신 여성들이 야구에 도전해 전국대회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는 스포츠 버라이어티다. 추신수가 감독을, 박세리가 단장을 맡아 팀을 이끈다. 출연진은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박하얀,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소프트볼 아야카, 복싱 최현미, 사격 박보람, 조정 이수연, 축구 주수진, 아이스하키 신소정, 배드민턴 장수영, 테니스 송아 등 15명이 야구단 블랙퀸즈로 뭉친다.
신 PD는 “야구가 인기가 많은데 여자 야구는 불모지다. ‘여자 야구는 어떤 영역일까’ 강숙경 작가와 함께 탐구하다 여자 야구팀이 국내에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굉장히 놀랐다”며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에너지가 강력할 것이라 생각해서 이 기획을 출발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골프 선수 출신 박세리가 야구여왕 제작발표회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출연진 자체가 특별하다. 추신수, 박세리가 여성 야구단을 이끈다. 신 PD는 특히 박세리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야구라는 종목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다. 축구나 농구는 실력이 모자라도 제한시간이 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게 된다. 하지만 야구는 하루 종일 경기해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만큼 기술이 필요하고 어려운 종목”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실력을 빠르게 올릴 수 있고, 멘탈적으로, 신체적으로 적합한 분들이 여성 스포츠 선수 출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박세리 단장님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노는 언니’를 통해 많은 여성 스포츠 선수들과 운동을 함께 하지 않았나. 단장님을 처음 만나 뵙고 단장직을 제안드리면서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굉장히 많이 물었는데, 정말 세세한 정보를 알고 있더라”라며 “테니스, 배드민턴, 핸드볼 등 야구에 적합한 종목 선수들을 추천받는 데에 단장님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부담이 있었으나 용기와 책임감으로 프로그램에 임했다. 박세리는 “(출연을 두고)고민을 많이 했다. 골프는 본업이기에 익숙했는데, 야구라는 새로운 종목에 단장으로 임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더라”라며 “선수로 한 번 뛰어봤으면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쉽지 않더라. 단장 역할이 선수들을 영입하고 선수들의 멘탈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야 되는 자리라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인가’ 부담감이 굉장히 컸다. 잠깐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마음 먹고 하기로 했던 부분은 타 종목 출신들이 아직 현역인 선수들도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항상 도전을 높게 사는데 야구라는 종목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이 한 팀으로 이뤄져서 경기에 출전하고, 해보지 않은 종목에 새로 도전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고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추신수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추신수도 도전이었다. 그는 블랙퀸드 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 “은퇴를 하고 쉬려고 하다가 정말 저에게는 또다른 도전인 제안을 받고 정말 설?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특히나 야구를 처음 접하는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와 줘서 놀랐다”며 “실력이 느는 것에 감동을 많이 받아서 수락하길 잘한 것 같다. 시작이 예능일지 몰라도 여자야구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여자 야구를 좀 더 알리고자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마무리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 시즌이 내년 3월까지 공백기이지만 야구여왕은 오히려 비시즌을 공략한다. 다만 기존 팬층이 두터운 최강야구, 불꽃야구 등 타 야구 예능과의 경쟁이 따른다. 차별점은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충돌과 조율을 거쳐 결국 하나의 팀으로 화합해 가는 과정이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는 점이다.
신 PD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새로운 종목에 도전했을 때 가장 진정성이 나온다고 믿었다. 실제 엘리트 선수들을 한 팀으로 묶는 것이 중요한 전제였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야구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강렬했다”며 “도전기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야구여왕만의 포인트를 짚었다.
선수들은 고충은 있었지만 용기와 보람을 느꼈다. 핸드볼 선수 출신 주장 김온아는 “훈련량만 보면 차라리 핸드볼을 한 시즌 더 뛰는 게 낫겠다 싶었을 정도였다”며 “은퇴 후 공허함에서 다시 선수처럼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성연은 “팀 종목이라는 것이 낯설었다. 내 실수로 팀에 피해를 준다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주기 시작하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세리는 전국대회 우승을 목표로 밝혔다. 박세리는 “야구를 여자들이 하기에 부담된다는 생각도 들 텐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궁금증이 생길 듯하다. 아마 여자여구가 활성화되지 않을까”라며 “블랙퀸즈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이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야구여왕은 이날 오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