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워서 못가겠다”…中찜질방, 인도인 손님 받았다가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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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서 못가겠다”…中찜질방, 인도인 손님 받았다가 폐업 위기
중국 하얼빈의 한 유명 찜질방이 인도인 손님 방문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현지 이용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인도 국적 남성 3명이 최근 하얼빈의 고급 찜질방을 방문한 뒤 후기를 영상으로 제작해 온라인에 올렸다. 이들은 목욕 시설과 휴식 공간을 둘러보며 “음료, 과일, 아이스크림까지 무료 제공되는 훌륭한 시설”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를 본 일부 중국 누리꾼이 “왜 인도인을 손님으로 받느냐”며 해당 찜질방을 비난하면서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 이들은 “인도인은 위생이 좋지 않다”, “갠지스 강에서 씻는다”,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가 있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심지어 “목욕탕에서 대소변을 봤을지도 모른다”는 과격한 댓글까지 나왔다.

이에 찜질방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업장 관계자는 “인도인 손님들은 사용한 수건을 정리해놓을 정도로 매우 깔끔하고 조용하게 머물다 갔다”고 설명했다. 또헌 “방문 후에는 기존 규정대로 목욕탕 물을 새로 갈고 탕과 샤워기 등을 고온 살균했으며, 침구류와 시트 교체, 자외선 소독도 진행했다”며 위생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SNS에서는 “인도인이 방문한 곳이라 못 가겠다”는 글이 폭증했다. 해당 찜질방은 최근 일주일 사이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부에서도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반발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어서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에는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국경 갈등, 특히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양국 국민감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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