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략 인식 공유… 셔틀외교 잘 이어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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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전략 인식 공유… 셔틀외교 잘 이어 갈 것”
日 게이오大 한반도연구센터장 니시노 교수 분석 다카이치 정권, 지지율 높지만 당내 장악력 약한 것이 취약점 2026년 ‘다케시마의 날’이 분수령 각료 파견 안하면 안정적 유지 과거사 문제도 양국 노력 필요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중국에 대한 인식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관리를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8월 한·일 정상회담 공동문서에) ‘전략 인식 공유 강화’ 항목이 나온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들 한·일 관계에 대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는 일본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니시노 준야(사진) 일본 게이오대 교수(정치학과)는 지난 13일 게이오대에서 한국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분석했다. 이 대학 한반도연구센터장을 맡고 있기도 한 니시노 교수는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잘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시바 시게루 정권보다 더 우익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가 나왔으니 대외정책에서 잘 유의해야 한·일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 분위기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로 니시노 교수는 두 지도자의 국내 지지 기반을 꼽았다. 그는 “이재명정부의 경우 지지율이 높고, 의회 과반을 확보했다. 아직은 여당을 장악하고 있는 것 같으니 안정적으로 본다”며 “다카이치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호재로 갖고 있지만 나머지는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당내 기반이 약하고, 여당인 자민당이 국회 중의원(하원), 참의원(상원) 모두에서 과반을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취약한 정부”라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환경에서도 어려운 한·일 관계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할 만하다고 니시노 교수는 진단했다.

향후 양국 관계의 변수로는 내년 2월 22일 시마네현 조례의 날(일본명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일본 정부가 어느 정도 급의 인사를 참석시킬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이시바 정권 때처럼 각료 파견을 하지 않을 경우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는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층에서 실망을 사 일본 국내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결과적으로는 예년 수준으로 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일관계의 결정적 변수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니시노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든 진정한 의미로 (과거사를) 해결한 나라는 없다”며 “60년 역사를 볼 때 한·일은 그나마 관계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화해를 위한 쌍방의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과 조현 외교부 장관 모두 역사 문제를 현안으로 만들지 않으려 하고 있으니, 다카이치 정권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가지 않으면 관계 유지는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따로 열려 아쉬움을 남긴 사도광산 추도식 관련해서는 “양국 정부가 낮은 자세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매년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면 추도식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답했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노동자 강제노동 현장이지만 일본이 추도식에 이 같은 내용을 제대로 담지 않아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는 “납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면 일본도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한·일이 협력해서 양국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북·미관계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외교부 공동취재단,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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