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방향성보다 변동성 가득 연말…내년 농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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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방향성보다 변동성 가득 연말…내년 농사 대비해야

연말로 접어들면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흐름, 금리 인하 시점, 각국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그간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 증시 역시 올해 급등 부담 속에서 수급 불균형과 각종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내년을 대비한 자산배분 전략을 준비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美 통화정책 어디로…코스피도 숨 고르기

무엇보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미국의 통화정책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간에도 의견이 갈리면서 기준금리의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곧 인하'라는 기대와 '더 오래 고금리 유지' 가능성 사이를 오가며 불안정한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지연된 고용·물가 지표가 방향성을 확정해주지 못하고 있어 시장은 단순한 이벤트와 지표 하나하나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많은 수의 참여자들이 12월 금리 동결을 적절한 것으로 평가한 가운데, 일부 참여자들은 추가 인하를 지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지난 20일 발표된 9월 고용 동향에서는 실업률이 4.44%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추가 인하를 지지하는 수치였다.


결국 12월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사실상 50대 50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리 경로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평가 자산이 더 크게 흔들리고, 우리나라처럼 수출 및 반도체 비중이 높은 시장은 외국인 자금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연초부터 인공지능(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주도주들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뛰어넘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로 다시 4000 밑으로 내려왔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밸류에이션상 진입 매력이 다시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악재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하루에 100포인트씩 변동하는 일도 잦아지는 등 시장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졌지만, 동시에 연속적인 주가 급변을 겪은 이후 주가 회복력이 생성되고 있다"며 "이달 중순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역대급 순매도가 있었지만,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월처럼 초대형 블랙스완 급 악재에 직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결국 외국인 코스피 과매도 인식 속 반도체 등 주도주 중심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속도조절 속 주도주 솎아내기

따라서 내년을 앞두고 속도 조절 속 자산배분 전략을 세울 시기라는 의견이 나온다. 현금 비중을 확보한 채 내년 증시를 이끌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아직도 '주식의 시대'라며 그 동력을 초유동성·초양극화·초가속화라는 '3초 현상'으로 꼽았다. 코스피 5000은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중간 기착지라는 입장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 자산 대이동, 증시 대기자금, 친(親) 시장정책, 글로벌 경기 확장 등 '오천피'로 향하는 모멘텀은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오천피 시대의 생존전략으로는 여전히 주도주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급 부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엔비디아 발(發) AI 투자 확대로 핵심 가치사슬에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의 이익과 주가 상승 동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달러화(貨) 약세는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고, 미국 제조업 재건을 위해서도 약달러 기조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부국증권은 AI와 함께 전력 공급 관련 업종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AI 추론시대에는 전력 부족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직면, '칩보다는 인프라'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재차 부각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와 함께 방산과 조선 역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꼽았다. 안보와 규제라는 구조적 수요를 바탕으로 수년 치 가시적 수주 잔고를 확보, 내년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

FOMO 올라타지 말고 자산배분 전략 세워야

자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에 더욱 강해지는 FOMO(소외에 대한 공포) 심리로 오히려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시선도 있다. FOMO에 몰입하면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른 상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지지만, 이런 자산들은 가격 변동성이 높아 투자 타이밍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 변동성은 낮추고, 위험 대비 성과를 높여 자산배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자산을 편입했다고 모든 자산군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산의 손실을 다른 자산이 메꿔줄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200, S&P500, 국고채, 미국 회사채, 금의 전략을 제시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핵심 투자자산으로 부각됐다"며 "위기마다 약해지는 원화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달러에 대한 노출도 중요하게 고려할 변수"라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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