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여왕,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각 방송사 제공 한때 남성 중심 서사에 기댔던 스포츠·음악 예능 시장이 최근 들어 여성 출연자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강인함과 전문성, 서사적 매력을 갖춘 여성들의 활약은 기존 예능의 틀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성 스포츠 대세
27일 방송가에 따르면 여성 스포츠 예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5일 채널A에서는 야구여왕이 첫 방송했다. 야구여왕은 각기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활약한 레전드 여성 선출들이 야구라는 낯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예능으로, 블랙퀸즈의 단장, 감독, 코치, 선수들이 여자 야구 전국대회 우승을 목표로 성장해 나가는 여정을 담는다. 감독 추신수와 단장 박세리를 필두로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박하얀,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소프트볼 아야카, 복싱 최현미, 사격 박보람 등 15명이 야구단 블랙퀸즈로 뭉쳤다.
신재호 PD는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에너지가 강력할 것이라 생각해서 이 기획을 출발하게 됐다”고 출발 배경을 밝혔고, 박세리 역시 “저는 항상 도전을 높게 사는데 야구라는 종목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이 한 팀으로 이뤄져서 경기에 출전하고, 해보지 않은 종목에 새로 도전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여성의 도전’에 주목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신인감독 김연경(MBC) 역시 여성 스포츠 예능이었다. 지난 4월 현역 생활을 마감한 배구여제 김연경의 여성 배구단 창설 프로젝트를 그렸다. 마지막 회에서는 그가 이끄는 필승 원더독스가 2024-2025 시즌 통합우승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상대로 셧아웃 승리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초반 반응은 미미했으나, 방송을 거듭하면서 감독 김연경의 색다른 매력은 물론 문명화·이진·인쿠시 등 ‘성장형 캐릭터’들의 활약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2.2%로 시작한 시청률도 마지막에 5.8%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21년 설날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가 그해 6월 정규 편성을 시작한 골 때리는 그녀들(SBS)은 5년째 인기리 방영되고 있다. 축구와 거리가 멀었던 여성 출연자들이 축구에 대한 진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을 안기며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골 때리는 외박과 같은 스핀오프 프로그램까지 제작될 정도로 현재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미스트롯4 스틸컷. TV조선 제공 ◆트롯 여제들의 경쟁 여성 트로트 프로그램도 열풍이 될 전망이다. TV조선과 MBN은 오는 12월 각각 미스트롯4와 현역가왕3를 선보인다.
미스트롯4는 지난 20일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영상에는 현역부, 유소년부, 직장부, 대학부, 타장르부, 왕년부, 오비부 등 7개 부문 참가자들이 한복 차림으로 도열한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나이 제한을 폐지한 만큼 보다 폭넓은 참가자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스트롯 시리즈는 송가인, 양지은, 정서주 등 트롯 여제를 탄생시키며 매 시즌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에 어떤 차세대 여제를 탄생시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12월18일 첫 방송이다.
현역가왕3는 대한민국 장르별 톱티어 현역 가수들이 총출동해 태극마크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국가대표 선발 서바이벌 예능이다. 시즌1 전유진, 김다현 외 시즌2 박서진, 진해성, 에녹 등 내로라하는 현역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시즌1과 시즌2는 각각 순간 최고 시청률 18.4%, 15.1%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시즌3에는 뮤지컬 톱티어부터 1세대 대표 아이돌, 팝페라 가수 등 장르별 현역 가수들이 출격한다. 어떤 익숙한 얼굴이 등장할지 집중되는 가운데 제작진은 “각 장르의 톱티어들이 대거 참전했다. 퀄이 다른 대한민국 톱티어 여가수들이 벌이는 명곡 전쟁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역가왕3는 12월23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