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유튜버 방송 스톱’ 부천시, 피켓·경광봉 강경대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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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유튜버 방송 스톱’ 부천시, 피켓·경광봉 강경대응 효과
시민대책위 부천역 일대 가두캠페인 순찰 조용익 시장 “안전·안심 느끼도록 할 것”
경인국철 1호선 부천역 일대는 한때 ‘막장 유튜버의 성지’라 불렸다. 2022년쯤부터 유튜버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몰려들었고, 점차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기이한 춤은 기본이고 싸움, 행인에게 욕설, 경찰 출동 등이 모두 콘텐트가 돼 생중계됐다.

이곳 북부광장은 일대 핵심 상권이었지만 이들의 기행으로 인해 사실상 초토화되기 이르렀다. 지난 9월에는 30대 여성 유튜버가 생방송 중인 남성을 흉기로 찌르기도 했다. 참다못한 지역사회와 수사 당국이 강력 단속에 나섰고, 최근 2명을 구속시켰다.

지난 25일 오후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 시민 4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바르게살기운동부천시협의회 소속 회원들로 ‘막장 유튜버 방송 STOP!’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피켓과 경광봉을 손에 든 채 “막장 유튜버는 부천을 떠나라”고 외치며 역 일대를 행진했다.

27일 부천시에 따르면 현지 역 일대에서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삼는 유튜버 근절로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오랫동안 머물며 방송을 이어가기 어렵도록 셉테드(범죄예방 환경설계) 기법으로 광장과 거리를 정비했다.

경계석 단차는 낮추고, 역U자형 볼라드 17개와 원형 돌의자 40개, 광장 중앙의 조형물도 철거했다. 순찰차 전용 주차구역도 2곳 마련했다. 광장 곳곳에는 ‘막장 유튜버 후원하는 당신, 당신도 막장’ 등과 같은 현수막도 내걸었다.

공동체 협력도 강화했다. 시민대책위가 매일 가두캠페인과 순찰 활동을 이어가는 게 대표적이다. 상권 회복을 위한 지원책이 병행 중이다. ‘2025년 하반기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에 피노키오 광장 일대를 포함시켰다. 부천페이 결제 시 결제금액의 최대 20%가 자동 환급된다.

시는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머리를 맞대 관련 법령의 제·개정 등 제도지원 방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자의 처벌 및 유해 방송 규제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시는 다음달 말까지 ‘막장 유튜버·BJ 제재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벌인다.

이런 종합적인 대응은 점차 결실로 나타났다. 관련 112신고 건수는 지난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말 기준 37건으로 약 74% 감소했다. 국민신문고 등 민원 접수 건수도 9월 40건에서 10월 7건으로 82% 줄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다고 느낄 때까지 막장 유튜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불법적이고 기행적인 방송 활동이 뿌리 뽑힐 때까지 끝까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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