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우월한 지위·권력 이용한 모든 폭력에 맞서”…도의회에선 ‘오락가락’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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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우월한 지위·권력 이용한 모든 폭력에 맞서”…도의회에선 ‘오락가락’ 예산
“위계에 의한 폭력은 반드시 근절해야…용기 있게 대응” 젠더폭력대응단, 교제폭력·남성 피해자 등 사각지대 지원 양우식 위원장 발언으로 촉발된 도·도의회 갈등 연상시켜 도의회, 美軍 공여지 개발 삭감-일산대교 무료화는 통과
“우월한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모든 폭력에 경기도는 단호히 맞서겠습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성폭력 추방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의 발언은 경기도의회 양우식 운영위원장의 부하 직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 혐의로 촉발된 경기도와 도의회 야당의 ‘벼랑 끝 대치’ 가운데 나와 이목을 끈다.
파행한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경기도의회 제공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젠더 폭력을 몰아낼 수 있도록 경기도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는 지난해 4월, 전국 최초로 젠더폭력통합대응단을 출범했다”며 “성인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다고 한다. 물리적·언어적 폭력, 스토킹, 그루밍 등 양태도 더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에서 젠더 폭력이 사라지는 그 날까지 도의 ‘여성폭력 추방주간’은 끝나지 않는다. 피해자의 용기에 응답하고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앞서 경기도서관 플래닛 경기홀에서 열린 ‘2025 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11월25일)과 여성폭력 추방주간이 주는 메시지는 연중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젠더폭력통합대응단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상담, 법률, 의료, 주거 등 통합 서비스 외에 교제폭력·남성 피해자 등 사각지대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4만488명의 피해자에게 총 9만7430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계에 의한 폭력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며 “용기 있게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 SNS 캡처 김 지사의 발언은 양 위원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경기도와 도의회 국민의힘의 ‘치킨게임’이 격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김 지사 사과와 운영위 행정사무감사(행감)를 거부한 비서실장에 대한 사퇴를 주장하는 도의회 국민의힘은 백현종 대표의원이 삭발·단식에 들어가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조혜진 경기도 비서실장도 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사업의 예산들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전날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당 소속인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개발 관련 예산 300억원을 삭감했다. 민주당 최종현 대표의원은 “김 지사의 치적사업 중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고 민생·복지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도의회 건설교통위에선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와 관련해 도가 편성한 사업비 200억원을 의결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건설교통위 관계자는 “김 지사의 역점사업인 데다 재정 부담과 다른 민자도로와 형평성 문제 등으로 국민의힘에서 반대했는데 국비와 시·군비가 확보된 뒤 사용하는 조건으로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경기여성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치를 두고 도의회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아 발생한 사태라고 규정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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