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사령탑 2명이 경질되는 등 시즌 내내 추락을 거듭한 ‘디펜딩 챔프’ 울산HD가 천신만고 끝에 이번시즌 K리그1 최종라운드에서 1부 잔류를 확정했다.
울산은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제주SK와 홈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울산은 승점 44(11승11무16패)를 기록,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하는 10위 수원FC(승점 42)를 따돌리고 1부에 자력으로 잔류하는 9위를 지켰다. 수원FC에 다득점에서 크게 뒤지는 울산은 이날 9위 자리를 내줄 뻔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이르게 1부 잔류를 확정한 7위 광주FC(승점 54)가 수원FC를 1-0으로 제압했다. 최종전까지 패한 울산으로서는 광주의 도움을 얻은 것이다.
반면 제주는 승점 39(10승9무19패)로 11위를 확정, 내달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 삼성과 승강PO를 벌이게 됐다. 제주는 경기 전까지 2부 자동 강등하는 최하위(12위)에 있는 대구FC와 승점 3 차이였다. 다득점도 6골이나 뒤진 만큼 자력으로 승강PO로 가려면 무승부 이상을 해내야 했다. 보란듯이 승리한 것과 더불어 대구는 이날 8위 FC안양(승점 49)과 2-2 무승부에 그쳐, 최하위(승점 34)를 확정했다. 2부로 내려갔다.
생존을 건 승부. 울산 노상래 감독 대행은 허율을 원톱에 두고 루빅손, 고승범, 윤재석을 2선에 배치했다. 허리는 정우영과 백인우에게 맡겼다. 포백은 조현택, 김영권, 정승현, 윤종규였다. 골문은 조현우를 내세웠다.
제주 김정수 감독 대행은 남태희와 유리 조나탄을 최전방에 둔 가운데 김준하, 이탈로, 이창민, 유인수를 2선에 뒀다. 포백은 김륜성, 송주훈, 임채민, 안태현이다.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울산은 초반부터 제주의 강한 전방 압박에 휘청거렸다. 중원 싸움에서도 이탈로가 이끄는 제주에 밀렸다. 공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원하는 대로 경기 흐름을 얻은 제주에 희소식도 날아왔다. 같은 시간 최종전에 나선 대구가 전반 10분도 안 돼 이르게 FC안양에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벤치에서는 더욱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유지할 만했다.
울산은 전반 22분 만에 윤재석, 백인우 두 U-22 자원을 뺐다. 엄원상, 이청용을 각각 내보내며 변화를 줬다.
하지만 울산은 루빅손, 허율이 연달아 상대를 압박하다가 옐로카드를 받는 등 원하는 대로 경기 흐름을 끌어내지 못했다.
전반 32분엔 유리 조나탄과 공중볼 경합하던 조현택이 팔꿈치 부위에 맞고 쓰러졌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줬는데, 조현택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박민서와 교체됐다. 뇌진탕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 변수까지 안은 울산은 흐름을 바꾸고자 애썼다. 전반 추가 시간 이청용과 고승범이 번뜩이는 원터치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루빅손이 골대 왼쪽에서 오른발 슛했는데 제주 김동준에게 잡혔다.
양 팀이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가운데 울산은 부진했던 허율을 빼고 부상에서 돌아온 미드필더 보야니치를 넣었다. 루빅손이 최전방에 서는 제로톱으로 돌아섰다.
울산 역시 후반 초반 다른 경기장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수원FC가 광주FC에 후반 4분 선제 실점한 것이다. 울산 서포터석 등에서는 광주의 선제골에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제주도 후반 13분 김승섭, 최병욱 등을 내보내며 맞섰다.
울산은 전반보다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제주를 공략했다. 후반 17분 역습 때 박민서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했다. 엄원상이 달려들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는데 김동준에게 잡혔다. 8분 뒤 프리킥 상황에선 고승범이 오른발 논스톱 슛을 때렸으나 역시 김동준 품에 안겼다.
후반 29분엔 고승범의 뒤꿈치 패스를 엄원상이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이마저도 김동준이 선방으로 돌려세웠다.
오히려 위기를 넘긴 제주에 기회가 왔다. 후반 44분 역습 상황에서 김승섭이 볼을 잡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었다. 슛 각도를 잡은 그는 왼발 슛으로 울산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울산의 뒷공간을 제대로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