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고척에 모였다. 베테랑팀과 라이징팀으로 나눴다. 세대간 한판 승부 ‘더 제너레이션 매치’다. 최고 스타는 최준용(24·롯데)이 됐다.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더 제너레이션 매치’가 열렸다. 1980~1990년대생이 베테랑팀을 이뤘고, 2000년 이후 출생 선수들이 라이징팀으로 나섰다. 강민호가 베테랑팀 감독, 원태인이 라이징팀 사령탑을 맡았다.
미국에 진출한 고우석과 김혜성도 깜짝 등장했다. 뽑기에서 고우석이 베테랑팀, 김혜성이 라이징팀에 들어갔다. 김혜성은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 기록하기도 했다. 대신 마무리로 다시 등판해서는 잇달아 점수를 주고 말았다. 그래도 MVP에 선정됐다.
7이닝 경기로 열렸다. 이벤트전이지만, 경기는 치열했다. 경기 전 강민호-원태인 감독은 “예능은 빼고 다큐로 간다. 이기는 경기 하겠다”고 했다.
초반은 라이징이 날았다. 베테랑 선발 김현수를 공략하며 1회초에만 4점 뽑았다. 3회초 3점, 5회초 2점 추가하며 10-0까지 달아났다.
경기 후반 베테랑이 추격했다. 6회말 4점 내더니, 7회말 대거 6점 뽑으면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허경민이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끝내기 찬스였으나, 그 이상 점수는 없었다. 10-10 무승부다.
경기 후 홈런 더비가 열렸다. 최준용이 주인공이 됐다. 투수이기에 알루미늄 배트를 들고 나섰다. 잇달아 담장을 넘겼다. 그러자 강민호 감독이 타임을 요청한 후 나무 배트를 들고나왔다. ‘이건 아니다’ 하는 표정.
최준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무 배트로도 계속 홈런을 때렸다. 그리고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고척은 매진을 기록했다. 1만5823명이 들어왔다. KBO리그를 방불케 하는 열기다. 투수로 나선 야수의 공 하나에 열광했고, 야수로 나선 투수들의 안타에 환호했다.
박찬호는 중견수로 나서 슈퍼 캐치를 뽐냈고, 김혜성은 양의지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정식 경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 잇달아 나왔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최준용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마운드에서 두 곡을 열창했다. 가수 뺨치는 실력을 뽐냈다. 팬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짜 선수들이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
경기 후 최준용은 “내가 노래하는 계획은 없었는데, 야구장 나왔더니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더라. ‘노래는 못하겠다’ 했는데, 선배님들이 ‘그냥 하라’고 하셔서 하게 됐다. 첫 곡 부르는데 목이 쉬어서 힘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 재미있었다.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어차피 1년에 한 번이다. 나중에는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지 않겠나. 불러줄 때 최대한 참석하려 한다. 팬들 많이 오셔서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