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이제 내년 시즌에 정말 터질 수 있게끔 해야죠.”
프로야구 7년 차 내야수 안인산(KT)이 새 둥지에 합류해 각오를 되새긴다. 난생처음으로 마주한 이적, 고향팀의 부름을 받았다. “본가에서 수원 KT 위즈파크까지 20분밖에 안 걸린다”고 운을 뗀 뒤 “어린 시절 좋아했던 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커리어 제2막을 여는 만큼 이젠 ‘가능성’이 아닌 ‘결과’로 말할 준비를 하고 있다.
KT는 올겨울 2차 드래프트에서 NC 소속이었던 안인산을 1라운드 5순위로 지명, 양도금 4억원을 투자했다. 이적을 짐작했던 선수 본인도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 중이었고, 마음의 준비는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2라운드 끝자락 정도를 예상했지만, 1라운드는 전혀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서 장타력과 잠재력을 높게 봐주신 듯하다”며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건 어느 팀에서든 다 똑같다. 일단 빠르게 적응한 다음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KT 위즈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KT에선 안인산을 1루 거포 재목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대교체의 핵심 기수가 될 터. KT의 1루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총합은 올 시즌 0.38, 리그 7위에 그쳤다.
현시점 오재일은 은퇴했고, 황재균(FA)과 문상철은 베테랑 연령대(1987·1991년생)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안인산은 안현민처럼 확 성장할 수 있는 유형”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경기도에서 나고 자랐다. 2001년생인 안인산은 군포오금초(안양시리틀)-평촌중-야탑고를 거쳤고, 투타를 넘나드는 재능으로 각광받은 바 있다. NC 입단 후엔 투수로 출발했지만 부상 이후 타자로 전향, 잠재력을 꽃피워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 48경기에 출전, 10홈런 및 OPS(출루율+장타율) 0.976을 기록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마운드를 향한 미련은 일찌감치 털어냈다. “이제 아예 없다”고 할 정도다. 안인산은 “퓨처스리그에서 그 정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 1군에도 어필하기 힘들다”면서 “2025년엔 어떻게든 그런 부분들을, 또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새 소속팀에서의 반짝일 준비를 마쳤다. “NC에서의 시간은 대장장이가 칼을 불에 달구고 두드리는 과정이었다면, KT에서는 그 칼을 식히고 사포로 갈아서 다듬는 과정이다. 비로소 명검이 될 시간이 찾아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팀 적응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야탑고 동기였던 좌완 오원석과는 돌고 돌아 KT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수 소형준과 포수 강현우, 내야수 윤준혁 등 동갑내기 친구가 즐비하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안인산은 “(소)형준이가 가장 먼저 연락을 줬고, 그다음은 (윤)준혁이, 그리고 (오)원석이까지 차례대로 연락이 왔다”고 말한 뒤 “나중에는 (강)현우에게 직접 연락했는데, 오히려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더라. 역시 ‘강현우답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편안하게 느끼는 것도 있고, ‘01년생’ 친구들이 많이 도와줄 듯싶다”고 웃었다.
전 소속팀 NC의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과 팬들까지 2차 드래프트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인산은 터진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이들은 확신의 마음이다.
안인산은 “모두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많이 올려주셔서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그 말에 부응하겠다. 이번 겨울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에 정말 터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