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 ‘깜짝 손님’…도심 너구리 출몰시 대처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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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 ‘깜짝 손님’…도심 너구리 출몰시 대처 방법은?
지난해 너구리 117마리 구조돼 반려동물 산책 시 특별히 주의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등 도심 곳곳에서 야생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가운데 시민과 너구리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경기도에 있는 한 아파트 근처 하천에서 야생 너구리 새끼 5마리가 주민이 들고양이를 위해 준비한 먹이와 물을 차지하며 먹고 있다. 뉴시스
지난 25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너구리가 살아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근처에서 “저번 주에도 만났는데 오늘 또 있다”며 보도블록에 있는 너구리 사진을 올렸다. 댓글에는 ‘수유천 마스코트다’, ‘우이천에서 많이 봤다’는 등 너구리가 주변에서 종종 목격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에는 ‘너구리 팻말’이 설치됐다. 너구리가 공원에 서식하고 있으니 접촉하거나 먹이를 주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조치다. 인근 주민들은 당근에서 ‘러닝하다가 너구리 봐서 깜짝 놀랐다’, ‘조심해야 한다’, ‘먹이 찾으러 왔나 보다’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근처에 출몰한 야생 너구리. 당근 캡처
1일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에 면 지난해 구조된 너구리는 117마리로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수치다. 2020년 69마리, 2021년 81마리, 2022년 63마리, 2023년 80마리 등으로 파악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서울 도심지 출몰 야생 너구리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너구리는 산림 내 벌채 및 불법 개발 행위 등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먹이원이 부족해 도심지 내 출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견병 등 인수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있어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너구리가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내려오는 빈도를 낮추기 위해서 서식지 및 먹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산림과 하천 주변 등에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해야 하며, 길고양이 급식소를 너구리가 먹이원으로 활용할 경우가 있어 이 또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시민과 너구리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행 공간을 분리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하천과 인접한 지역은 데크 등을 활용해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구리 대면 시 반려동물을 안고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민이 약 30%에 불과해 이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도 요구된다.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 산책로에서 발견된 너구리. 당근 캡처
과천시는 지난달 24일 카드뉴스를 통해 너구리 발견 시 1~2m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특히 새끼와 같이 있을 때 너구리의 공격성이 높아지므로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과 산책 시에도 목줄을 착용해 너구리와 간격을 유지하라고도 했다.

특히 물림이나 할큄 등 접촉 사고가 발생했을 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감염병 전염 여부 등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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