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올해의 단어'를 뽑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가 2025년의 단어로 '분노 미끼(레이지 베이트·rage bait)'를 선정했다.
'분노 미끼'란 '분노(rage)'와 '미끼(bait)'의 합성어로,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고의로 분노나 불쾌감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진 온라인 콘텐츠'를 일컫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옥스퍼드 사전은 "2025년은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류가 변모하는 한 해였다"면서 '분노 미끼'라는 단어가 올 한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둘러싼 우려와 규제 논의를 포괄한다고 전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영미권에서는 작년보다 이 단어 사용 횟수가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이 단어를 사용해 주목받기도 했다. 로렌스는 지난달 신작 영화 '다이, 마이 러브' 홍보 인터뷰를 하던 도중 "비밀이 있다. 나는 틱톡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다"라며 동료 배우 로버트 패틴슨을 향해 "틱톡에서 싸우기도 하고, 댓글 창에서 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틱톡에서 '분노 미끼' 행위를 하는 것 같다(I guess I kind of rage-bait on TikTok)"고 말했다.
지난해 '뇌 썩음'에 이어 SNS 관련 단어 선정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사전 대표는 지난해 '올해의 단어'였던 '뇌 썩음(brain rot)'과 '분노 미끼'를 한데 묶어 "두 가지가 합쳐져 분노가 참여를 촉발하고, 알고리즘이 이를 증폭시키며, 끊임없는 노출은 우리를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드는 강력한 악순환을 만든다"면서 "이 단어들은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분노 미끼'와 함께 '올해의 단어' 최종후보에 오른 다른 두 단어는 '아우라 파밍(aura farming)'과 '바이오해킹(biohack)'이었다. 아우라 파밍이란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이미지를 연출하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고, 바이오해킹은 운동, 식단 등을 활용해 신체와 정신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옥스퍼드는 연중 영어권 뉴스, SNS, 각종 출판물로부터 얻은 수십억 단어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2004년부터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뇌 썩음'은 온라인의 저질 콘텐츠 과잉 소비로 인한 정신적·지적 상태의 퇴보를 일컫는 단어로, SNS나 숏폼 콘텐츠 소비 과열에 따른 우려를 드러냈다. 2023년에는 매력, 카리스마, 누군가(특히 이성)를 끌어당기는 힘을 말하는 '리즈(rizz)'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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