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정치9단] 비상계엄 1년…與 '내란 청산'·野 '내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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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정치9단] 비상계엄 1년…與 '내란 청산'·野 '내분' 가능성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1년을 앞두고 여야가 계엄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의 단죄와 청산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지속적으로 계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피해 왔던 국민의힘은 개인 차원의 직접적인 사과에 나서기도 하는 등 입장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내분의 시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된다.

먼저 민주당은 1일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상계엄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을 이어가며 국민의힘 압박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이틀 뒤면 내란이 발생한 지 1년이지만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며 "오늘의 시대정신은 완전한 내란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로 놓쳐버린 내란 청산의 시계를 다시 돌려놓겠다"며 사법부의 조속한 내란 재판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윤석열은 결코 내란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사과도 없고 책임도 없고 반성은 더더욱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헌정 파괴 책임에서 등을 돌린 채 본인을 의인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극우 지지층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하려는 또 다른 내란 획책이다. 민주당은 단죄에 나서 국민의 명령인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침묵을 유지해 온 국민의힘 역시 의원 개인 차원에서 사과나 반성의 메시지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계엄 사과'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전체 지도부 차원 사과의 난항과 내홍의 가능성도 예측된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은 계몽이 아닌 악몽이었다. 우리는 대통령의 오판을 막지 못했다. 우리가 낳은 권력을 견제하지도, 제어하지도 못했다"며 "우리 당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양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열린 '민생 회복 법치 수호 국민대회'에서도 "계엄은 불법이었다. 그 계엄의 불법을 방치한 게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라며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일부 지지자들이 음료를 던지며 계엄 사과에 항의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당시 최고위원 신분으로 당 지도부에 있었던 진종오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12월의 시작은 지난 1년의 반성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을 위해야 할 권력이 국민들에게 위협이 되는 어떤 시도도 용납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장동혁 대표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며 집단 행동을 시사한 만큼 지도부 결정에 따라 당 안팎의 잡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송승현 기자 songs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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