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 연대와 협력, 에너지·의료·관광으로 넓히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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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한일 연대와 협력, 에너지·의료·관광으로 넓히자"(종합)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양국이 에너지 공동 구매와 의료 시스템 공유, 여권 없는 왕래 같은 실험적 협력을 통해 미래 연대를 구체화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 상의는 인공지능·반도체·에너지 협력 강화와 저출산·고령화 공동 대응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단순 경제협력을 넘어 연대와 공조로 협력 틀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개회사에서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한일 양국이 단순한 협력을 넘어 연대와 공조로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이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직접 실험해볼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구체적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에너지 공동 구매와 관련해선 양국 모두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고 의료 시스템 공유는 저출산·고령화 대응 과정에서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권 없는 왕래에 대해선 유럽연합의 솅겐 조약을 예로 들며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양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해왔다. 올해는 우리 측 차례가 돼, 제주도에서 열리게 됐다. 앞선 회의는 일본 오사카에서 했고, 내년 회의는 일본 센다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한일 경제인 22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선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각 지역상의 회장단,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과 이형희 SK그룹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일본에선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고문) 등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날 양국 상의는 공동성명을 내놓고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저출산·고령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교류도 더불어 확대키로 했다. 세부적으론,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은 양국 경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분야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안정적인 투자환경과 공급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자유롭고 열린 국제 경제질서 유지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저출산·인구감소가 공동으로 직면한 중대한 과제란 점에 공감하며 해결책 모색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미 양국 정부가 관련 협의에 착수한 만큼, 민간 부문에서도 정책과 연구 경험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일 경제계는 직항노선 확대로 상호 방문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 경제·관광·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교류 기반을 넓히기로도 했다.



이어진 특별대담에선 양국 전문가들이 협력의 틀을 경제연대 수준으로 발전시킬 비전을 제시했다. 산업과 통상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어, 협력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한일이 국제 규범을 따르는 '룰 테이커(rule taker)' 역할에서 벗어나 산업·통상 규칙을 직접 설계하는 '룰 세터(rule setter)'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산업에서 양국이 공동으로 표준과 규범을 만드는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나아가 한일경제연대를 통해 두 나라가 공동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AI·반도체 분야에서는 피지컬 AI 협력과 공동 AI 플랫폼 구축처럼 양국의 상호 강점을 결합하는 구체적 협력 방향이 제안됐다.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단일 국가 단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한일 공동 생태계 조성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회의 후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협력 60년사를 다룬 특별전시를 함께 관람하며 기술교류와 합작투자 등 다양한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올해 회장단 회의는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으로 협력 분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지난 60년 성과를 돌아본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대한상의는 한일경제연대 강화를 위해 일본상의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올해 한일 양국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고 한일 정상이 다섯 번 만나는 등 관계가 보다 진전됐던 순간들을 되돌아본 최 회장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 관계임을 재차 확인하고 신뢰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면서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보려면 경제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서귀포=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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