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전에서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중국계 자본'이라는 딱지를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해외 PEF 운용사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수가를 9000억원대 중반에서 1조1000억원가량으로 올려 제시하면서 경쟁자인 한화생명, 흥국생명을 따돌렸다. 이번 입찰이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돼 본입찰 참여 인수 후보자 간에서 추가로 가격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남아 있다. 잔금 지급 등 거래가 최종 종결되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은행·자산운용사·증권사 등 금융사는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가 바뀔 때(지분 인수, 경영권 변경 등) 반드시 대주주 변경승인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 주식 인수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 지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수관계인', 또는 출자 구조가 복잡한 법인도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힐하우스가 이번 거래에서 인수 주체로 내세운 삼티AMC도 피해갈 수 없다. 삼티AMC는 힐하우스가 2020년 분사한 부동산 전문 자회사 라바파트너스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일본 삼티홀딩스의 계열사다. 부동산 전분 디벨로퍼인 삼티홀딩스에서 부동산 자산운용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힐하우스의 '중국계 자본' 딱지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자 능력이나 자본건전성 등과 같은 정량적 심사 항목은 충분히 통과하겠지만 금융시장 안정성과 공익적 고려 등과 같은 정성적 항목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가 해외 자본으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크다"며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국도 조심스레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힐하우스는 중국 출생 싱가포르인 장 레이 회장이 미국 예일대 기금을 받아 창업한 운용사다. 초기에는 중국 기술기업 텐센트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고, 이후 투자전략을 다각화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등 투자 국가를 넓혀갔다. 전통 PE뿐 아니라 부동산, 프라이빗크레딧(사모대출), 인프라 등으로 영역도 확장했다.
다만 국내 투자 이력이 충분한 만큼 문제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컬리, 크래프톤, SK온, SK에코프라임 등에 투자해 왔다.
또한 힐하우스의 출자자(LP)들로는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전역의 대학 기금, 재단, 국부펀드 및 패밀리 오피스 등 각국 기관투자자가 포진돼 있다. 외부 자본의 90% 이상이 미주, 동남아시아 및 중동 지역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이다. 중국 투자자 비중은 LP 자본의 5% 미만이다. 뿌리는 중국이지만, 지금은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를 무대로 하는 다국적 PE 운용사라 큰 결격사유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형 PE 관계자는 "힐하우스의 창업주가 중국 출신일 뿐 자본에 국적은 없다"며 "국내 투자 이력도 상당하고, 포트폴리오 확장도 진행 중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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