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인 FC서울 ‘캡틴’ 제시 린가드(33·사진)가 10일 경기를 끝으로 한국 무대를 떠난다. 서울은 10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현재 서울은 ACLE 5경기에서 승점 8(2승2무1패)을 쌓아 EAST조에서 4위, 멜버른은 승점 9(3승2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6위에 그치며 다음 시즌 아시아 클럽대항전 진출권을 거머쥐는 데는 실패했다. 10일 ACLE 경기는 서울의 올 시즌 마지막 공식전이다. 그만큼 유종의 미를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서울이 서포터즈 그룹인 ‘수호신’에겐 10일 ACLE 경기는 또 다른 의미로 소중하다. 지난해 2+1년 계약으로 입단한 린가드가 올 시즌을 끝으로 서울을 떠나기 때문이다. 멜버른 시티전은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됐다.
서울은 지난 5일 “2025시즌을 끝으로 린가드와 계약을 종료한다”며 “린가드는 지난 2년간 서울에서의 시간에 깊이 만족하며 구단을 존중하지만, 지금이 새 도전을 시작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축구 여정의 다음 스테이지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알렸다. 이어 “구단은 린가드와 오랜 시간 깊은 대화를 이어가며 조금 더 함께해 줄 것을 설득했지만 린가드의 의지가 분명했다”며 “린가드가 보여준 팀에 대한 헌신에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선수의 요청을 최종 수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최고 명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선수다.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32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린가드만 한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K리그에서 뛴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었을 때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K리그 2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했던 린가드는 올 시즌엔 K리그 34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했다. 코리아컵과 ACLE까지 포함하면 두 시즌 간 66경기에서 18골 10도움으로 제 몫을 다 해냈다. 특히 올 시즌엔 서울의 주장 완장까지 차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을 이끌었다.
서울은 린가드와 1년 연장 옵션을 원했지만, 린가드는 다시 유럽 무대로 돌아가기에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럽 프로축구 1월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에 서울과 결별했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EPL 2개팀 정도가 린가드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