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 회장, AI 활용 전략 제시…"수익화보다 고객 경험 개선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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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 회장, AI 활용 전략 제시…"수익화보다 고객 경험 개선 우선돼야"

GS그룹이 '현장 문제 해결형 인공지능(AI)'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허태수 GS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사 AI 플랫폼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며 "문제 정의가 가장 중요하다. 기업 관점이 아니라 고객 경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제4회 GS그룹 해커톤 현장에서 허 회장은 기업 내 AI 활용 방안, 본업 부진 속 균형 전략 등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이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AI의 수익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AI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현장의 문제를 많이 발굴할수록 그것이 모여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고,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현장 도메인 지식이 있어야 AI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GS가 자체 개발한 AI 전환 플랫폼 '미소(MISO)'에 대해서는 사업성보다 직원 편의와 현장 애로 해소에 무게를 뒀다. 그는 "과금·보안·업무 적합성을 보완해 직원들이 불편 없이 AI를 쓰도록 만들었다"며 "AI가 적용되면 과거 풀지 못했던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직원들은 고객 경험 개선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모든 직원이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체질화됐다"고 답했다. 허 회장은 "사내 혁신조직 '52G(오픈 이노베이션 GS)' 내에서만 7000명이 교육을 받았다"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과제를 공유하고 다운로드하면서 확산이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정유·에너지 등 주력 사업 부진에 대한 질문에는 "기반 사업이 정체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석유·석유화학·가스 같은 사업에 AI를 접목하면 새로운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디지털과 전통 기술의 결합이 GS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추가 투자 계획을 두고는 "그 부분은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올해 해커톤에는 58개사 837명(256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참가자들은 편의점 신상품 운영 효율화, 주유소 안전 안내, 열수요 예측, 발전소 작업 서류 자동화 등 현장 과제를 제안했다. 허 회장은 팀을 돌며 "쉬운 것부터 시도하고 빠르게 확장하라", "데이터는 고객 행동에서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특히 GS리테일 팀에게는 "판매 실적은 회사 데이터일 뿐, 고객이 왜 사고 안 사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고객 경험 중심의 문제 정의를 강조했다.


GS는 국내 AI 담론이 반도체 칩이나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인프라에 집중된 상황에서, 현장 적용력을 높이는 방향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허 회장은 "구성원의 현장 지식에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 AI는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실현된다"며 "GS는 플랫폼과 사례를 적극 개발·공유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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