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BNK금융 박신자컵이 지난 7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사라고사와 KB국민은행이 7일 3위 결정전에서 점프볼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돈 주고도 못하는 경험이죠.” 낯선 얼굴들과 맞붙은 경험, 레벨업의 자양분이 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BNK금융 박신자컵이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특별하게 유럽팀 사라고사(스페인), DVTK(헝가리)가 합류하면서 대회의 질을 한층 더 높였다. 낯선 유럽팀과의 맞대결에 한국팀 수장들은 “귀한 경험”이라며 입을 모았다.
국가대표가 아니라면 유럽팀과 맞붙어볼 기회는 사실상 없다. 2023년부터 해외팀을 부른 박신자컵도 캐세이라이프(대만), 벤디고(호주) 1번씩을 제외하면 줄곧 일본팀만 초청했다. 한국 팀들은 유럽팀의 합류로 압도적인 높이와 강한 몸싸움을 자랑하는 한 수 위 농구를 경험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유럽은 확실히 다르다. 수준이 높다. 플레이도 여유롭게 하고, 패스나 몸싸움도 차원이 다르다”며 “국가대표가 아니면 이런 팀들과 맞불어볼 경험이 없다. 잘 배워간다”고 말했다.
더 맞붙어보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다. BNK는 이번 대회 A조에 속해 유럽팀 중에선 사라고사와만 경기를 치렀다. 박정은 BNK 감독은 “정말 좋은 기회다. DVTK와 경기를 하지 못해 아쉽다. 귀한 팀들이 왔으니 다들 한 번씩 맞붙어볼 수 있도록 풀리그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면서 “아직 시즌까지 시간이 남이 있는 만큼, 팀들이 다 완전체가 아니다. 시기를 뒤로 미뤄 팀이 어느 정도 수준을 끌어올렸을 때 붙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국가대표 이명관(우리은행)도 유럽팀은 처음이다. 그는 “농구를 하면서 스페인 팀과는 해보지 않아서 설레기도, 긴장되기도 했다. 국가대표가 아니면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잃을 것도 없으니까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칸테로 모랄레스 사라고사 감독. 사진=WKBL 제공 한편 빛 뒤엔 그림자도 있었다. 대회 첫날부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던 사라고사는 지난 6일 덴소와의 4강전에서 패배(62-70)한 뒤 공식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프로답지 못한 사라고사의 태도에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식은땀을 흘렸고, 지켜보는 이들의 눈살은 찌푸려졌다. WKBL 관계자는 “당황스러웠다. 해외팀을 초청하기 시작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팀 초청 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합의의 필요성을 느꼈다. 향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내부적인 검토와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