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3공장 사실상 폐쇄…한화-DL, 원료공급계약 주내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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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3공장 사실상 폐쇄…한화-DL, 원료공급계약 주내 확정

여천NCC가 대주주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의 에틸렌 공급 계약 재체결을 이번 주 안에 확정한다. 그동안 가격 인상 폭 등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양측이 석유화학산업 정상화를 위해 원료 공급가 인상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가 요구해온 여천NCC 3공장(에틸렌 기준 연산 47만t) 폐쇄를 포함한 사업재편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지난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에틸렌 등 주요 원료 공급 계약 갱신 설명회를 진행했다. 여천NCC 관계자는 "전 계약보다 공급가액이 높은 수준에서 제안됐다"며 "양사 모두 만족하는 수준의 가격은 아니지만, 석유화학 산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원료 가격이 높아지는 장기 계약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입장에선 실적에 부정적이다. 제품과 원료 가격의 차이가 기업 실적으로 직결되는데,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원료 인상분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 확보에 불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에도 원료 공급가격 인상에 공감대가 형성된 건 위기의 산업부터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단기 이익에 연연할 상황이 아니다"며 "사업 재편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정부 기조에 최대한 협조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여천NCC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은 고부가 제품 개발 역량을 높여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연 140만t, 73만5000t 규모의 에틸렌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가격 협상이 어긋나면서 지난해부터 공급 차질이 이어졌다.


이번 합의로 여천NCC 3공장 폐쇄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한국산업은행은 여천NCC가 사업재편안을 제출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3공장 감축 방안 ▲3000억원 규모 출자전환 ▲한화·DL과의 원료공급계약 재체결을 제시해왔다.


이 가운데 감축 방안과 출자전환은 마무리된 상태다. 여천NCC는 지난 8월 3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160명의 인력을 일근제로 전환해 보존 운영하고 있다. 여천NCC가 이달 안에 정부에 제출할 사업재편안에는 인력 전환배치·희망퇴직 방안을 포함할 방침이다. 여천NCC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고, 이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1500억원씩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원료공급계약이 사업재편안 제출의 마지막 단계인 셈이다.


다만 공급 규모는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천NCC가 3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연간 생산능력은 에틸렌 기준 170만t 정도다. 현재 1·2공장 가동률도 8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한국산업은행의 제약을 받으면서 원료 구입 대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체결될 경우 여천NCC가 겪어온 1년여간의 공급 불안정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 안정성이 확보되면 신용등급 회복과 원료 구입 및 운영자금 마련도 가능한 만큼 사업재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천NCC 관계자는 "이번 공급계약이 체결되면 1·2공장도 거의 100% 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부도 이들 기업 간 협의 내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화학 재편 계획 제출 기한이 12월 말까지인 만큼 신속히 협의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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