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석 BTQ테크놀로지스 부대표 [사진=BTQ테크놀로지스] "3~4년 전 인공지능(AI)이 처음 등장했을 때 환각 증상 등을 이유로 실생활 적용이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AI는 산업의 핵심입니다. 양자 기술도 이와 똑같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
최영석 BTQ 테크놀로지스 부대표(CSO)는 지난달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양자 기술 시장이 이른바 '프리 퀀텀' 시기라는 의미다.
그는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5~10년 내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전망하고 있다"며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됐을 때 발생할 보안 위협을 해결하는 기술은 그보다 먼저 시장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TQ 테크놀로지스가 주목한 지점은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보안의 사각지대다. 현재 클라우드플레어와 같은 글로벌 보안 기업들은 크롬, 파이어폭스 등 웹 브라우저 기반의 트래픽 보호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드론, 위성, 라우터 등 브라우저를 구동할 수 없는 기기들은 여전히 보안이 취약한 상태다. 최 부대표는 "전력과 공간, 비용 제약으로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지 못하는 기기들이 많다"며 "이들 기기는 물리적 보안, 공급망 공격, 하드웨어 변조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BTQ 테크놀로지는 소프트웨어 중심 보안에서 나아가 '칩 자체에서 보안을 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브라우저나 운영체제 등 환경에 관계없이 기기 자체를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양자보안칩을 개발한 것이다.
최 부대표는 "우리 칩은 AI 분야에서 쓰이는 컴퓨터 인 메모리(CIM) 기술을 사용한다"며 "메모리 내에서 연산을 수행해 전력을 소모하는 칩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기술 덕분에 칩이 지원하는 암호 유연성을 높였다"며 "같은 회로 블록으로 다양한 암호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어 나중에 양자암호화 표준이 바뀌더라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TQ 테크놀로지스는 이러한 차세대 보안칩을 테스트하고 상용화할 최적의 무대로 한국을 꼽았다.
최 부대표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양자 보안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에 최적의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BTQ는 국내 보안 칩 전문 기업 ICTK와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다날, 핑거 등과 함께 금융 및 블록체인 분야 상용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최 부대표는 "현재 파트너사들과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라며 "내년에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부대표는 양자 산업 역시 AI 못지않은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대표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된 '그날'을 기다리면 이미 늦다"며 "지금부터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와 산업 개발, 기술 역량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나선혜 기자 hisunny2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