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사록 대충 쓰면 큰일"…주주충실 의무 첫 지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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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사록 대충 쓰면 큰일"…주주충실 의무 첫 지침 등장

"충분히 논의하고 신중히 검토하였음. 원안대로 가결함."


상장사 이사회 의사록에 등장하는 이같은 단골 문구가 주주 충실 의무가 담긴 개정 상법 발효 이후 금물이 될 전망이다.


1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이사 충실 의무 가이드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1차 상법 개정 이후 즉시 발효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관련한 지침을 최초로 만들어 이날 공개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부회장을 맡은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 변호사는 "상법 개정으로 이제 이사의 3대 의무는 주주 충실 의무, 총주주 이익 보호 의무, 전체 주주 이익 공평대우 의무로 명문화됐다"며 "이사는 이제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전체 주주의 이익을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증명하는 책임이 이제는 주주가 아닌 이사에게 있는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이나 자본시장법 등을 통해 지엽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했지만 개정 상법에서 대전제를 만들면서 이사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 변호사는 "그동안 의사록에 구체적인 근거와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소송 방지용으로 회의록을 따로 작성해둔 것은 입증 책임이 주주에게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주주의 손해를 끼친 결정을 내리면 이사에게 배상책임을 지게 할 것이기 때문에 이사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의사록에 최대한 자세하게 논의 과정과 결론을 기록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을 법적으로 물을 때 앞으로 형사책임이 아니라 민사책임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여론 분위기가 배임죄 폐지로 가고 있고,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개정의 취지 자체가 민사 책임에 있기 때문이다. 천 변호사는 "주주 충실 의무 위반으로 이사에게 업무상 배임죄를 묻기는 힘들 것"이라며 "배임죄는 이사가 일을 맡긴 사람의 재산 보호에 가까운 업무를 하고 있어야 성립하는데, 주주와는 그런 관계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충실 의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와 보상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변호사는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고, 회사 실적이 아니라 총주주수익률(TSR) 등 장기적인 성과와 연동한 보상을 주어야 이사들이 주주 충실 의무를 자발적으로 실현할 것"이라고 "나아가 경영진 보수도 주가와 연동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가이드라인에서는 33개의 각종 구체적인 사례를 기반으로 주주 충실 의무 개념과 적용 방안을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제정을 총괄한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다소 이상적인 측면도 있지만 개별 회사 및 주주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가이드라인이 빨리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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