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258회 정기연주회가 눈물로 끝났다.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곡이 끝나자 단원들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을 연주했다. 국립심포니 초대 예술감독으로서 3년 임기를 이날 끝내게 된 다비트 라일란트 지휘자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쏟아냈다. 이 모습을 본 단원들은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5일 열린 국립심포니 제258회 정기연주회에서 임기를 마친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를 위해 단원들이 ‘올드 랭 사인’을 연주하자 라일란트가 눈물 흘리고 있다. 국립심포니 인스타그램 라일란트는 ‘코리안심포니’가 ‘국립심포니’로 새출발한 2022년부터 악단을 이끌어 온 벨기에 출신 세계적 지휘자다. 실력만큼이나 훌륭한 품성으로 단원들을 매료시킨 이 마에스트로는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국립심포니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3일)에서 “어떤 지휘자가 아니라 ‘좋은 인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은 모든 단원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모두 제시간에 모여 마지막 순간까지 200%의 집중력을 유지한다. 유럽에서는 연주가 끝나기 10분 전쯤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곤 한다”고 자신의 단원들을 아끼는 마음도 나타냈다.
라일란트는 “단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도 했다. ‘미래는 여러분에게 있고, 과거는 우리(유럽)에게 있다. ’ 유럽이 수백년의 음악 전통을 가졌지만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갈 주역은 바로 한국이다. 지금 한국의 젊은 솔리스트들이 전 세계 콩쿠르를 휩쓸며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존중, 기술과 깊이를 융합한다면 세상에 영원히 기억될 음악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간 수많은 협연 무대에서 함께한 한국 연주자에 대해서도 젊은 마에스트로는 “특히 젊은 한국 연주자들은 작품에 대한 자신만의 비전을 가져왔다. 때로는 제가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했던 방식이지만 그들의 연주에 설득당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실력”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