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號' 100일…생산적·포용적 금융으로의 전환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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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號' 100일…생산적·포용적 금융으로의 전환 '잰걸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난 9월 15일 취임한 이 위원장은 그간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 코스닥시장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0일 동안 이 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강조한 ‘금융 대전환’을 실천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우선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지난 11일 출범시키고 제1차 전략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생산적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넘어서면서 ‘4000피’ 시대를 열었다는 점도 이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포용금융 측면에서는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소각하는 이른바 배드뱅크 역할을 하는 새도약기금을 출범시키고 빚 탕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새도약기금은 지난 10월 출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6조20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했다. 지난 8일에는 이중 취약계층 차주 7만명이 보유한 1조1000억원을 소각했다.

이 위원장 취임 이후 가계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4조8000억원(4월) △5조6000억원(5월) △6조1000억원(6월) △4조2000억원(7월) △5조1000억원(8월) 등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 취임 이후 △3조5000억원(9월) △3조2000억원(10월) △2조6000억원(11월) 등 증가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취임 초기인 만큼 이 위원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질타한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가만히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내부 핵심 집단)’이 생겨 멋대로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했지만 아직 첫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상징성이 강한 ‘1차 메가프로젝트’를 어떻게 구상할지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이 위원장이 업무보고를 통해 직접 언급한 △주주보호 원칙 확산 △금융소비자 보호 △코스닥 시장 신뢰 제고 등도 챙겨야 한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생산적금융 전환이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은 현재진행형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며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코스닥 시장 규율이나 상장·퇴출 등을 조금 더 투명하고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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