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위 그림’ 디지털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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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위 그림’ 디지털로 남긴다
# 돌에 새긴 7000년 전 메시지 # 625개 암각화 면 정밀 촬영 # 초분광 데이터로 생생 기록 # 반구천 암각화 영구적 보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에 대한 근접 정밀 촬영과 향후 보존을 위한 데이터 기록 작업이 마무리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울산시 제공 이를 통해 반구천 암각화는 선사시대 유산으로서의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더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성과 보고회를 통해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정밀사진 및 초분광 데이터 구축 사업’의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반구천 암각화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중요한 성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존·복원·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초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구천 암각화는 약 7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고래사냥 장면 등을 담은 바위그림 유산이다.

300여점에 달하는 동물 형상과 당시 인간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울산시는 이러한 유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정밀사진 촬영과 초분광 데이터 구축을 병행했다.

정밀사진 촬영은 기존 방식과 달리 625개 암각화 면을 고해상도로 기록해 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담아냈다. 초분광 데이터는 가시광선과 적외선 등을 활용해 암각화의 변색 상태와 생물학적 오염 정도를 분석하는 데 활용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데이터 구축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학술 연구와 교육, 대중적 공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반구천 암각화 정밀 기록을 계기로 울산시는 문화관광도시로서의 도약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반구천 일대를 중심으로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하고, 연계된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시는 내년까지 175억원을 투입해 길이 11.6㎞ 규모의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천전리 암각화길’, ‘반구대 암각화길’, ‘반구옛길’ 등 3개 구간을 연결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 울산 도심 시티투어 코스도 재편해 반구천 암각화를 중심으로 한 관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갈 방침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반구천의 암각화는 단순한 유적을 넘어 울산의 정체성과 미래를 이끌 핵심 자산”이라며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선사 문화와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관광 도시 울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를 아울러 이르는 명칭이다. 1971년 12월25일 울주군에서 처음 발견돼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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