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협동조합중앙회 차기 회장 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전성 회복, 내부통제 강화 등 신협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누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는 내년 1월7일 실시된다. 전국 860명의 조합 이사장이 참여해 직선제로 치러진다.
2018년 취임해 2022년부터 연임 중인 김윤식 현 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된다. 재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차기 회장으로 새 인물이 선출된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3월부터 2030년 2월까지 4년이다.
후보에는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 △박종식 삼익신협 이사장 △송재용 남청주신협 이사장 △양준모 신협중앙회 이사 △윤의수 전 신협중앙회 대외협력이사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고영철 후보는 1959년생으로 조선대 회계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신협중앙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32년간 광주문화신협을 흑자경영한 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박종식 후보는 1958년생으로 대구한의대 노인의료복지학과를 졸업한 사회복지학 박사다. 수성대 겸임조교수를 지냈고 현재 신협중앙회 이사로 있다. 중앙회 주도의 부실여신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송재용 후보는 1963년생으로 충북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남청주신협 대표감사를 지냈다. 중앙회 역할을 ‘지원·조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양준모 후보는 1962년생으로 공주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공주시의회 의원과 공주중앙신협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역과 중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의수 후보는 1964년생으로 후보 중 가장 젊다.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신협중앙회 대외협력본부장과 대외협력이사를 역임하며 신협법 개정과 감독 규정 개선, 국회·정부·감독당국과의 정책 협의를 총괄한 경험이 강점이다. 신협이 직면한 위기를 개별 조합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 윤 후보는 중앙회가 제 역할을 다해 조합이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개별 조합이 각각 대응하기보다, 중앙회가 제도적 완충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차기 회장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협의 총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 15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6% 늘었다. 총부채는 147조400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당기순손실도 상반기 33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3375억원에 이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 6.03% 대비 2.33%포인트 늘었고,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7.08%에서 8.53%로 1.45%포인트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6.44%로 0.43%포인트 하락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주요 과제다. 지난 국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신협에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6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자체 감사로 적발된 비리만 68건에 달해 새마을금고 39건, 농협 28건, 수협 22건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았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신협 차기 회장 선거 ‘5파전’…위기 해결 적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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