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발생한 해킹에 따른 침해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위약금 면제 시행 방안, 대규모 보상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또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안 투자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KT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위약금 면제안과 신뢰회복을 위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 및 ‘KT 정보보안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 및 침해사고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는 브리핑에서 “침해사고로 피해를 본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고객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T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KT의 이동통신서비스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31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이 면제되고, 지난 9월1일부터 전날까지 이미 해지한 고객도 소급 적용된다. 단, 지난 9월1일 이후 신규·기기변경·재약정 고객, 알뜰폰, 직권해지 고객 등은 위약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KT는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위약금 면제 종료일(내년 1월13일) 기준 이용 중인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먼저 통신 이용 부담 완화를 위해 6개월 동안 매달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자동 제공한다. 이용정지·IoT·선불폰 등은 제외된다. 해외 이용 고객 편의를 위해 로밍 데이터를 50% 추가 제공하고 이와 동일한 내용으로 현재 운영 중인 로밍 관련 프로그램은 6개월 연장해 2026년 8월까지 운영한다.
30일 서울 시내 한 KT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콘텐츠 분야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2종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6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대상 서비스 등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커피·영화·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생활 밀착형 제휴처를 중심으로 ‘인기 멤버십 할인’도 6개월 동안 운영한다. 제휴사 및 할인 내역은 시행 전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KT는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해 ‘안전·안심 보험’도 2년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보험은 휴대전화 피싱·해킹 피해,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상한다. 만 65세 이상 고객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제공된다.
KT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TF’를 출범하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정보보안 혁신을 위해 보안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권희근 KT 마케팅 혁신본부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보보안 혁신방안 기자브리핑에서 고객 보상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우선 네트워크와 통신 서비스 전반에 대한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장비·서버·공급망을 통합 관리해 취약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개인정보 보호 조직을 강화하고,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시스템을 면밀히 점검해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보보안 최고책임자(CISO)를 중심으로 한 보안 책임 체계를 강화하고, 경영진과 이사회 차원의 정기적인 보안 점검과 보고 체계를 고도화해 보안을 전사적 책임으로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한 정기 점검 및 모의 해킹을 통해 보안 취약 요소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안 투자를 바탕으로 ‘제로 트러스트’ 체계를 확대·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로 트러스트는 모든 사용자·기기·접속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매번 검증하는 보안 원칙으로, 현시점에서 가장 안전한 보안 방식으로 평가된다. KT는 이밖에 △통합 보안 관제 고도화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암호화 확대 등 핵심 보안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