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청년 만난 개혁신당…“지역 격차 해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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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청년 만난 개혁신당…“지역 격차 해소하겠다”
“아버지가 암이라는 병을 진단받기까지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제주도라는 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생명이 무너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대학교 대학생 전호연씨)
개혁신당 지도부가 31일 제주 지역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개혁신당은 제주도와 타 지역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6·3 지방선거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제주시 제주청년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대학생과 청년 어부, 해녀, 숙박업 대표, 문화계 종사자 등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청년세대 7명이 참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에서 열린 '제주청년 일자리 생태계 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대표는 인사말에서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많은 부분에 있어 선도하기도, 테스트베드가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제주도에 도움될 수 있는 일이 뭘지 고민하고, 잘 공부해서 정책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택배 추가 배송비, 열악한 의료상황 등 제주도민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대학원생 김태정씨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건 배송비”라며 “제주도는 기본적으로 2500원, 비싸면 5000원씩 추가로 받는다. 3000원 물건을 사는데 택배비가 8000원이 붙으면 사고 싶어도 포기해야 할 상황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제주도에서 해녀로 일하고 있는 이유정씨는 “연간 생산량의 70%에 해당하는 1000톤의 활소라를 일본에 수출하는데, 유일한 배가 운반을 멈춰 해녀들이 물질을 못 하고 있다”며 “20~30만원의 단순한 용돈 개념의 지원금이 아닌, 해녀들이 살 수 있도록 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에서 열린 '제주청년 일자리 생태계 라운드 테이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학생 전호연씨는 아버지의 암 투병 생활을 언급하며 제주도의 부족한 의료 환경을 지적했다. 전씨는 “제주도에선 항암치료가 불가능해서 서울을 가야 했는데,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하는 경우가 많아 항암 시기를 놓친 게 타격이 컸다”며 “제주도 내부에 있는 공립병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사 출신인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이 이전만큼의 기능을 못 하는 거로 알고, 마취과의 경우 당직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현실이라는 걸 안다”며 “어디에 사느냐 때문에 다른 병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대 병원 중에 제주도 이야기를 꼭 한다”며 “당 차원에서 계속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다른 지역에서는 누리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부분이나 가격 차이가 있는 부분들은 보정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런 것이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공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주에 가면 5·18 얘기, 제주도에 가면 4·3 얘기만 하는 게 정치권의 관성이었는데, 이젠 제주의 미래를 가지고 정당 간 경쟁하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은 제주도당 창당을 기점으로 상대적 열세인 당세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된 ‘당원게시판 사건’을 두고 “최대한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평소와 달리 선명치 못한 얘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아니다, 가족이었다, 폭탄을 돌릴 게 아니라, 본인이 누가 한 건지 알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변세현 기자 3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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