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새해 소망으로 '건강’이 가장 많이 꼽히는 가운데 100세를 넘긴 어르신들은 ‘욕심을 덜고 많이 움직이고 마음은 가볍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1일 나왔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전체 인구의 21%가 만 65세 이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2025년 10월 기준 전국의 백세인(100세 이상)은 무려 8908명에 달한다.
전남대학교병원 한국백세인연구단이 지난 2018년부터 장수벨트로 불리는 전남 구례·곡성·담양, 전북 순창 등을 중심으로 백세인들을 직접 만나 혈액검사, 신체계측, 생활태도, 정신적 건강, 가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장수도시로 잘 알려진 전남 고흥군을 조사했다. 고흥군의 전체 인구는 5만 9576명으로 이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은 47%다. 이 중 백세인은 46명이다. 장수지수는 전국 평균(10.8)보다 훨씬 높은 18.0을 기록했다.
이날 연구단의 '백세인조사 현황과 특성'에 따르면 백세인의 체질량지수(BMI)는 '정상~과체중' 범위에 속했다. 초고령층에서는 저체중인 경우보다 되레 과체중인 경우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
잠도 과하지 않았다. 백세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8시간이었다. 너무 오래 자지도, 너무 적게 자지도 않은 것이다. 연구진은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을 경우 모두 사망률 증가와 연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세인은 고령인구 평균에 비해 만성질환 수도 더 적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골관절염 등 만성질환 보유 개수는 1.32개~1.88개 수준으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고령인구 평균 만성질병 개수(2.2개)보다 적다.
또 술과 담배는 멀리했다. 혈액검사 결과에서는 중간 수준의 페리틴(철을 포함한 단백질)과 총콜레스테롤 수치, 낮은 혈당과 공복혈당, HgA1c(당화혈색소) 관리가 장수의 핵심요인으로 꼽혔다.
건강한 간과 신장, 낮은 염증, 안정된 대사 상태가 장수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움직임'이었다. 고흥군 백세인들은 다른 지역보다 신체활동 인구 비율이 높았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하루 종일 몸을 썼다. 텃밭을 가꾸고, 마을을 오가고, 이웃과 어울렸다.
마지막은 '마음'이었다. 백세인 상당수는 스스로를 "아직 괜찮다"고 평가했다. 구곡순담은 절반 이상, 고흥군은 61.9%가 '주관적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우울척도 검사에서도 평균 점수는 5점 이하로, 대부분 우울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수준이었다.
한국백세인연구단 소속 이루지 화순전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저체중과 고도 비만은 사망 위험을 높인다"며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점은 다양하게 보고되지만 고령에서는 약간 높은 BMI가 가장 건강한 상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시의 육체적 활동은 대부분 운동이나 가벼운 취미 활동이라면, 농촌 고령층은 일상생활 자체가 신체활동이고 공동체 활동이 많다"면서 "방 안에 머무르는 비율이 매우 낮고, 활동범위도 더 넓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우울 증상 감소와 관련이 있다"며 "초고령자의 우울감을 관리하는 것이 주관적 건강을 올리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