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일자리가 바뀐다]"김부장 아닌 김사장부터"…AI 특훈 나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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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일자리가 바뀐다]"김부장 아닌 김사장부터"…AI 특훈 나선 기업들
편집자주제조업을 포함한 산업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은 올해 산업계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조현장에 투입된 AI는 생산성 향상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입증했다. 그 범위는 올해 본격적으로 넓어지게 된다. AI발 생산 혁신의 이면에는 일자리 감소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인력 개입 없이 생산이 이뤄지는 소위 '다크팩토리(Dark Factory)' 개념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완전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경제가 확인한 AI 적용 제조현장에서의 일자리 변화는 복합적이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기계가 맡되 판단과 관리, 책임의 역할은 사람이 맡는 방향으로 확실한 영역 구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AI가 사람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다시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AI 시대는 생산성과 기술 경쟁뿐 아니라 일자리 전환이라는 숙제를 안겼다. 아시아경제는 새해 산업현장을 찾아 AI가 몰고온 일자리 변화를 직접 살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려면 윗사람부터 더 AI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 원년'을 맞아 생산성 제고를 위해 AI 특별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특히 어떤 일을 AI에 맡기고 임원들은 이를 관리해 어떻게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인가를 둘러싼 '조직 내부 재설계'가 신년 화두로 떠올랐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AI 워커(AI Worker)'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업무수행 방식 전반의 변화를 주문했다. AI를 사람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판단과 책임을 보완하는 '동료'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전환이다. SK 고위관계자는 "단순 반복적인 검색이나 요약 업무는 AI에 맡기고, 사람은 가치 판단과 방향 설정에 집중하는 구조로 업무를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말을 활용한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의와 실습을 결합한 형태로, 챗GPT와 클로드 등 다양한 생성형 AI 활용법과 프롬프트 설계 방식이 주요 내용이다. 일부 사장급 임원에게는 AI 관련 자격 과정 이수도 요구해 AI 활용을 리더의 주요 역량으로 관리하고 있다.


LG는 '국내 1호' 교육부 공식 인가 사내 대학원인 LG AI 대학원이 올해 3월 석·박사 과정 개원식을 진행하면서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리더를 키우겠다는 포부다. LG CNS(LG씨엔에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AI 유니콘 기업 코히어(Cohere)와 함께 AX 워크숍을 진행했다. LG CNS 관계자는 "해당 워크숍은 임직원들이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산업별 AI 적용 사례를 이론으로 학습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코히어 오피스에서 교육 내용을 실제로 구현해보는 실습형 AX 교육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는 지난달 초 이준희 대표 직속으로 'AX센터'를 신설하고 인공지능 전환(AX)에 힘을 실었다. 개발센터장을 맡아온 김종필 부사장이 AX센터를 이끌면서 사내에 흩어진 AI 관련 영업, 마케팅, 기술 개발 등 조직을 한데 모아 효율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는 현재 전사적인 AI 툴 도입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김세웅 카카오 AI시너지TF 부사장은 AI를 둘러싼 인력 감축 우려에 대해 "노동 시장 재편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동시에 사람의 역량을 증강해 더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하는 측면도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AI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달 중 구체적인 AI 도입 직군과 활용 방안에 대한 사내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AI 인력이 과거 제조기업이나 일부 IT플랫폼, 통신사를 중심으로 배치됐다면 올해는 소수의 상위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으로 본격 확산하면서 기업 변화를 더욱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 오삼일 팀장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63.5%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업무 용도로 한정할 경우에도 활용률이 51.8%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라며 "생성형 AI 활용으로 업무시간이 평균 1.5시간 감소했는데(주 40시간 근무 시) 올해에는 업무 활용도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업무 도입이 본격 이뤄지면서 단순한 인력 감축보다 업무 재설계와 재교육 수요를 키우는 방향을 고민하는 기업도 늘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AI에 의한 화이트컬러의 직무 대체 및 변화' 연구에 따르면, AI는 특정 직업을 통째로 대체하기보다 직무를 구성하는 업무 단위부터 바꾸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연구진은 연구원·IT개발자·변호사 등 AI 영향도가 높은 화이트컬러 직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AI로 이동하는 반면 문제 정의, 판단, 검증과 같은 역할은 오히려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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