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동안 전 세계 뮤직비디오 문화를 상징해 온 음악 채널 MTV가 주요 음악 전문 채널 운영을 접으며 한 시대의 막을 내렸다.
1일(현지시간) 롤링스톤과 데드라인 등 외신에 따르면 MTV는 지난해 12월31일을 끝으로 영국과 호주 등에서 송출하던 24시간 음악 전용 채널들의 방송을 중단했다. 영국에서는 MTV Music을 비롯해 MTV 80s, MTV 90s, Club MTV, MTV Live 등 여러 채널이 동시에 폐지됐다.
MTV는 1981년 미국에서 개국하며 그룹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첫 곡으로 내보내며 뮤직비디오 시대의 개막을 알린 바 있다. 이번에 방송을 종료한 영국 MTV 음악 채널 역시 마지막 곡으로 같은 노래를 편성해 상징적인 마무리를 택했다.
MTV와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음악 채널 중단의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음악 소비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TV로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던 방식은 사라지고, 유튜브와 틱톡, 각종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개인이 원하는 콘텐츠를 즉시 소비하는 구조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재러드 브라우시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버글스의 노래 제목을 인용해 "스트리밍이 비디오 스타를 죽였다"고 평가하며, 미디어 환경 변화가 MTV 음악 채널의 설 자리를 좁혔다고 분석했다.
모기업 파라마운트의 비용 절감 기조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는 스카이댄스와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유럽과 중남미 지역의 각종 행사를 정리하는 등 지출 축소에 나섰고, 수익성이 낮아진 유선방송 채널을 정리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MTV 브랜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주력으로 하는 MTV 메인 채널은 유지되며, 미국 내 일부 음악 채널도 당분간 운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유선방송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흐름 속에서 남은 채널들의 장기적 존속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MTV는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보는 문화'로 확장시키며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꿔왔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너바나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전성기를 함께 만들어온 상징적 플랫폼이었지만, 디지털과 스트리밍 중심의 시대 앞에서 음악 채널이라는 형식은 결국 역사 속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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