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2024년 10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장. 한 여성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무릎을 꿇은 채 정부를 향해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장기간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겪던 인천시 강화군 주민 A씨로 “일상이 무너졌다”고 목놓아 토로했다.
북한 대남 확성기. 연합뉴스 A씨는 이어 “딸아이 같은 경우는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 입에 구내염이 생기고, 아들은 새벽 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그런 상황인데 아무것도 안 해주시더라”면서 울부짖었다. 당시 북한은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해 동물 울음소리 등 온갖 소음을 접경지로 송출하고 있었다. 앞서 북한의 소음공격은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어졌다. 1년가량이다. 하지만 군부대 소음 측정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기준치 초과 소음 발생일은 약 3개월 내외로 산출된다. 실제 현장에서 감내했던 시기와는 괴리감이 너무도 크다. 주민들이 체감한 피해는 그야말로 일상의 파괴였다.
강화군은 북한 소음에 대한 피해 지원금 제도의 합리적 운영을 최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고 3일 밝혔다. 참기 힘든 시끄러운 소리는 군사적 긴장 속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반복·지속되는 특수한 안보 피해라고 군은 판단했다. 주민의 일상과 주거환경을 장기간 침해했고, 접경지역 일부에 집중되는 비일상적 피해란 점에서 국가 차원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 현재 민방위기본법에 따른 피해 지원금은 기준치(6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지급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측은 특정한 시점에 일회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하루 중 불특정 시간대에 반복·간헐적으로 또는 수일·수주에 걸쳐 지속되는 사례가 상당수다.
이에 피해를 특정 ‘발생일’로 한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군은 소음 피해 인정 기준을 개별 ‘발생일’ 대신 일정하게 지속·반복된 ‘발생 기간’ 개념으로 유연하게 해석·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북한 소음공격은 접경지 구성원들의 일상과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적인 피해”라며 “실질적 피해 양상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주민 보호와 형평성이 확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