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군사재판 방청 과정에서 방청인에게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헌법상 알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단 판단을 내놨다. 대한민국헌법 제109조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안녕질서를 방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을 때는 법원의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군사재판 방청인의 군부대 내 군사법원 출입 시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대신 ‘군사기밀 보호 등에 관한 안내 사항 및 확인서’를 제출받는 식으로 접근성 제고가 필요하단 의견을 표명했다고 2일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법원의 영외 출입문 설치 등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한 시민단체 소속 활동가는 지난해 5월 군사법원 재판을 방청하러 법정에 입장하려 하자 군사법원으로부터 서약서 제출을 요구받았고, 방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고지사항을 알리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양심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알 권리’ 등 인권을 침해받았다는 것이었다.
군사법원은 당시 피해자에게 서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고, 실제 진정인이 서약서 작성 없이 법정에 입장했다고 밝혔다. 또 방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건 군사기지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조치로 개인정보 보유·이용 기간 외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 등 나머지 법으로 규정된 사항을 고지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군사법원의 행위가 인권 침해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이유로 진정을 기각했다. 하지만 군부대 출입 시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건 법률상 근거도 없고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또한 현행 군사재판 방청 화경이 헌법상 알 권리와 재판공개원칙의 실질적 보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