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의 경고…"트럼프, '재정 지배'로 물가·금융불안 위험 키워"[전미경제학회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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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의 경고…"트럼프, '재정 지배'로 물가·금융불안 위험 키워"[전미경제학회 20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가 미국을 이른바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 위험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 경고했다. 정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당국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정책은 물가와 금융 불안을 키워 결국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옐런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 2026'의 'Fed의 미래' 세션에 참석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재정당국의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며, 결코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대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상황을 '재정 지배'로 향하는 위험 신호로 해석했다. 옐런 전 장관은 재정 지배를 "정부의 적자와 부채가 누적돼 통화정책이 물가·고용 안정인 본래 목표보다 재정 필요성에 제약받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약 38조달러(약 5경5000조원)에 달한다. 미국인 1인당 1억5800만원꼴로 부채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채 이자 비용 절감을 위해 Fed에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현재 연 3.5~3.75% 수준인 금리를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옐런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부채와 적자 부담을 이유로 한 정부의 압박이 Fed에 저금리나 대규모 국채 매입을 요구하게 만들고, 그 결과 통화정책이 정부의 자금 조달 부담 완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부채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통령이 중립금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이에 따르지 않는 Fed 이사에 대한 해임 시도는 "Fed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Fed 의장에 대해 반복적으로 해임 가능성을 언급해 왔고, 리사 쿡 Fed 이사 실제 해임됐다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상태다.


옐런 전 장관은 재정 지배가 초래할 위험으로 ▲더 높고 변동성이 큰 인플레이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고착화 ▲위험 프리미엄과 차입 비용 상승을 꼽았다.


다만 그는 현재 미국이 재정 지배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옐런 전 장관은 "Fed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는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금리를 급격히 인상했다"며 "전례없는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에도 Fed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중장기 재정 전망이다. 그는 현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재정적자 비율이 약 6% 수준으로, 이를 절반인 3%까지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이 의미 있는 적자 감축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위험 프리미엄 상승이 부채 악순환을 촉발하고 이는 달러화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안으로는 초당적 재정 합의를 통한 중기 재정 경로 조정을 제시했다. 정부 재량지출 감축과 함께 의무지출인 사회보장·의료 프로그램 조정, 세입 확충을 함께 논의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옐런 전 장관은 달러 패권이 현재로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의 제재 수단 활용과 달러 중심 금융 의존이 커질수록 각국의 탈(脫)달러 움직임이 점차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필라델피아=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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