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치 높으면 암 사망 위험 61%↑”…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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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치 높으면 암 사망 위험 61%↑”…뭐길래?
조용히 몸을 좀먹는 만성 염증 암·심혈관질환의 ‘공통 출발점’
체내 염증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전이지만, 시간이 지나 ‘만성화’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염증 관리는 약이 아닌 삶의 방식을 바꾸는 예방 의학이다. 게티이미지 면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염증 자체가 조직과 장기를 손상시키고, 심하면 암·심혈관질환·치매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성 염증이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급성 염증 vs 만성 염증, ‘결정적 차이’는?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염증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염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외부 자극에 대응하는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다. 발적, 열감, 부기, 통증, 기능 저하 등 눈에 보이는 신호가 나타난다.

반면 만성 염증은 염증의 원인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으면서 몸속에 은밀하게 남는다.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고, 이 과정에서 장기 손상이 서서히 누적된다.

특정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급성 염증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만성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모든 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남성은 각각 38%, 61% 높았고 여성 역시 29%, 24% 증가했다. 만성 염증이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지표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 면역 전문가는 “염증은 방어 반응이지만, 만성화되는 순간 질병의 출발점이 된다”며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만성 염증은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 3가지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우선 흡연이다. 담배 속 니코틴은 백혈구를 과도하게 자극해 면역 균형을 무너뜨린다. 그 결과 염증 반응이 통제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

내장비만도 주요 원인이다. 지방세포는 ‘아디포카인’이라는 염증성 물질을 분비한다. 특히 장기 주변에 지방이 쌓이는 내장비만은 염증 물질이 장기에 직접 영향을 미쳐 위험도가 더 크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염증 반응을 유도한다. 일시적 스트레스보다 해결되지 않은 만성 스트레스가 문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체내 염증 수치가 약 20%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숫자로 확인하는 ‘보이지 않는’ 위험…혈관·노화·대사 질환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만성 염증은 자각 증상이 적어 검사가 중요하다. 고감도 CRP(hs-CRP), SAA 검사 등은 체내 염증 상태를 수치로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40세 이후이거나 고혈압·당뇨·비만 등 만성질환 병력이 있다면 염증 검사는 선택이 아닌 예방 관리 항목으로 꼽힌다.

만성 염증은 혈관을 서서히 손상시키며 노화를 앞당긴다.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위험이 함께 증가하는 이유다.

보이지 않는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게티이미지 내장지방은 단순한 지방 저장소가 아닌 염증 물질을 만들어내는 ‘염증 공장’에 가깝다. 체중이 크게 늘지 않아도 내장비만이 있다면 안심할 수 없다.

한 심혈관 전문가는 “혈관 나이는 염증 관리에서 갈린다”며 “혈압·혈당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약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

전문가들은 만성 염증 관리의 핵심으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꼽는다. 땀이 살짝 나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식단에서는 강황, 생강, 마늘 등 항염 식재료를 늘리고, 붉은 육류와 튀김 위주의 식습관은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과도한 다이어트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은 ‘많이’보다 ‘지속적으로’가 중요하다. 생활 속 관리가 최고의 항염 치료인 셈이다.

만성 염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영역이다. 지금의 생활습관이 10년 후 질병 위험을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염증 관리는 약이 아닌 삶의 방식을 바꾸는 예방 의학”이라며 “보이지 않는 염증을 관리하는 것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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