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규 아시아쿼터 무사웰(오른쪽)이 득점을 올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전력이 뿜어내는 짜릿한 스파크, V리그 남자부에 감전주의보가 내려진다.
한국전력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맞대결을 세트스코어 3-1 승리로 물들였다. 4라운드를 2전 전승, 3라운드 막바지를 더한 최근 5경기 성적은 4승1패다. 시즌 12승8패, 승점 33을 마크하면서 KB손해보험을 끌어내리고 3위 도약까지 성공했다. 후반기 약진에 속도가 붙는다.
결과만 좋은 게 아니다. 경기력이 눈에 띄게 올라왔다. 라인업의 빈틈을 빠르게 메우면서 코트 밸런스를 꾸준히 끌어올린 열매다. 승리 과정에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낼 수 있는 배경이다.
6일 OK저축은행전에는 과감하게 꺼내든 아시아쿼터 교체가 ‘킥’으로 작용했다. 기존 아시아쿼터 에디가 지난해 12월 초, 경기 도중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치며 장기 이탈이 확정됐다. 한국전력은 고민 끝에 지난 6일 파키스탄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미들블로커 무사웰 칸을 대체 선수로 데려오는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전력 신규 아시아쿼터 무사웰(오른쪽)이 득점을 올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1일 입국해 짧은 훈련밖에 소화하지 못한 무사웰이었지만, 이른 데뷔전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1점으로 터졌다. 동료와의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했음에도, 블로킹 라인 형성은 물론 세터와의 속공 호흡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적응기 이후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연착륙이었다.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은 “시즌 도중이기도 해서 좋은 선수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두루두루 알아보다가 괜찮은 미들블로커가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했다”며 “점프 능력이 상당하다. 그래서 공격력은 좋은데, 미들블로커 치고 키가 크지는 않아서 블로킹에 약점이 있다고 봤다. 그런데 막상 실전 투입했더니 타이밍을 잘 잡더라. 점프가 좋으니까 신장 약점도 커버가 되는 모습”이라고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이어 “이제 시작 단계지만, 느낌이 좋다. 파키스탄 국적이라 언어 때문에 소통 걱정이 있었는데 젊은 선수라 영어도 잘한다. 무엇보다 본인이 한국에서 성공해서 오랜 시간 뛰고 싶어하는 열정이 있다. 착실하고 신중하게 훈련에 임하는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엄지를 세웠다.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왼쪽)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로써 한국전력은 걸출한 미들블로커 신영석의 짝꿍 자리에 무사웰이라는 카드를 채워넣었다. 어느 팀에 견줘도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캐나다산 폭격기 베논이 우측에 버티고, 왼쪽 날개에는 김정호-서재덕이 자리했다. 자유계약(FA)으로 떠나간 임성진의 보상선수 정민수는 여전히 리그 최고 리베로다. 세터 하승우가 이들을 이끌고 공격을 조립하며 팀 상승세를 빚는 중이다.
이제는 다크호스로 그치지 않는다. KB손해보험과 같은 경기 수를 소화한 시점에 승점 2점 차 우위를 가져가며 3위 싸움에 불을 붙였다. 2위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2승1패로 강세를 보인 상대다. 1위 대한항공은 아직 이겨보지 못했지만, 상대가 연쇄 부상 속에 크게 덜컹거리는 상태다. 한국전력에도 분명한 찬스다.
김 단장은 “시즌 초반에는 적응하고 헤매는 시기가 있었는데, 조금씩 안정 궤도에 들어선다. 베테랑들이 체력적으로 부칠 법도 한데, 지치는 기색 없이 앞장서서 팀 분위기도 이끌어준다. 성적까지 따라오니까 없던 힘도 나오지 않겠나”며 “백업들이 제 역할 해주면서, 선수들 부상만 조심하면 충분히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