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셔로’ 김혜준, 이게 ‘생활 밀착’ 연기지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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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셔로’ 김혜준, 이게 ‘생활 밀착’ 연기지 [SS스타]
김혜준.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025년 넷플릭스 마지막 시리즈 ‘캐셔로’는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이다. 현금을 쥐고 있으면 힘이 강해지는 대신, 힘을 쓰면 돈이 떨어지는 능력을 가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민에겐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능력이다.

9년 넘게 연애를 이어온 강상웅(이준호 분)과 김민숙(김혜준 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세계평화가 아닌 ‘내 집 마련’이다. 서울은 어렵더라도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 외곽이라도 아파트를 사려면 모으고 또 모아야 한다. 공감보단 해결책을 제시하며 생존해 나가는 민숙은 생활 밀착 히어로물에서 ‘생활 밀착’을 담당한다.

김혜준. 사진 | 넷플릭스
아직 결혼 전임에도 남자친구의 생활비까지 관리하며, 똑 부러지게 알뜰한 살림을 책임졌다. 초능력이 생겼다는 걸 안 직후 현금으로 실험을 해보며 얼마에 어느정도의 힘이 생기는지 확인하고, 최소한의 현금만 챙겨주는 등 상상력이 짙은 히어로물에서 현실감으로 가득찬 캐릭터를 만들었다. 악을 처단하기 보단 어떻게 돈을 최소화 하면서 사용하고, 생활을 영위해나가는지를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상웅을 비롯해 술을 먹어야 힘이 생기는 변호인(김병철 분)과 빵으로 에너지를 키우는 방은미(김향기 분)가 만화적인 캐릭터로 히어로물의 재미를 확장한다면, 민숙은 장르적 변형을 일으킨다. 그 사이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어떻게 하면 결혼하고 안정적인 삶을 갖출지 고민하는 지점이 흥미롭다.

배우 김혜준이 이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면서 ‘캐셔로’는 색다른 히어로물의 맛을 살렸다. 우유부단한 상웅 대신 프로포즈를 할 뿐 아니라 게임기를 사주는 것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점은 손익을 분명히 하는 MZ세대를 대변했다. 위기의 순간에도 “돈이 어디서 났냐, 청약은 깨면 안 된다”는 말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지점도 자연스럽다. “5만원으로 확인해볼게 있다”며 야릇한 분위기를 내는 장면은 느닷없이 나타남에도 이질감이 없다. 현실적인 중심을 잡아줄 뿐 아니라 웃음 포인트도 만드는 등 ‘캐셔로’에서 김혜준의 공이 상당하다.

‘캐셔로’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2015년 웹 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김혜준은 영화 ‘미성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영화계에 입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선 악에 가득찬 계비 조씨로 눈도장을 찍었고,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에선 똑똑하면서 뛰어난 액션 감각을 가진 인물을 표현해 호평받았다. 영화 ‘싱크홀’에선 이광수와 함께 강력한 코믹 연기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코미디부터 멜로, 드라마, 액션까지 못하는 것 없이 기대 이상을 펼쳐온 배우다.

그 내공이 ‘캐셔로’에 적절히 녹아 있다. 히어로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순간마다 매우 적절한 표현으로 작품의 연결고리가 된 지점에서 김혜준의 능력이 확인된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 차기작도 즐비하다.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2’를 비롯해 tvN ‘최애의 사원’도 촬영 중에 있다. 영화 ‘너와 나의 계절’도 준비 중이다. 2026년 뜨거운 질주를 앞둔 김혜준, 출발선에서부터 기세가 좋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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