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우리만 비싸나?”… 거래 절벽이라더니 신고가는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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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우리만 비싸나?”… 거래 절벽이라더니 신고가는 ‘툭툭’
서울 동작 0.37%·성동 0.33% 서울 상승 용인 수지 0.42%·성남 분당 0.31% 상승
6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매수 문의는 뚝 끊겼는데 가격은 천장을 뚫는다. ‘거래 절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울과 수도권 주요 단지들이 신고가 행진에 가세했다. 금리 부담보다 ‘지금 아니면 영영 못 산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입지에 따라 집값이 천지차이로 벌어지는 잔인한 양극화가 시작됐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1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8%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0.21%)보다 소폭 줄었으나, 강남권 대단지와 강북권 한강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견조한 상승세가 유지됐다.

서울 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동작구(0.37%)다. 사당동과 상도동 일대 대단지 위주로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며 서울 전체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실제로 사당동의 신동아4차(1993년식·912세대)전용면적 118㎡(41평)은 지난달 20일 18억9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성동구(0.33%) 역시 하왕십리동과 금호동 등 직주근접성이 좋은 중소형 단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하왕십리동의 왕십리KCC스위첸(2016년식·272세대) 전용면적 64㎡(25평)은 지난달 31일 13억75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27%) 반포·잠원동의 한강변 대단지, 송파구(0.27%) 신천·방이동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매수세를 견인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로열층 매물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아 실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전고점을 위협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잠원동의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인 신반포4차(1979년식·1212세대) 전용면적100㎡(32평)은 지난달 5일 51억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용인 수지구(0.42%)는 풍덕천·동천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성남 분당구(0.31%)는 서현·구미동 위주로, 광명시(0.28%)는 철산·하안동 위주로 상승했다. 수지구 광교자이더클래스(2012년식·1035세대) 전용면적 84㎡(34평)은 지난 1일 14억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인 14억2000만원을 위협했다. 이미 매물대 호가는 15억~16억원대에 형성되어있다.

반면 경기 남부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평택시(-0.13%)는 고덕국제신도시와 비전동 위주로 매물이 쌓이며 하락폭이 커졌고, 대전(-0.03%)과 제주(-0.03%) 등 지방 주요 도시는 매수 심리 위축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세시장은 매매보다 훨씬 뜨겁다. 전국 전세가격은 0.08% 올랐으며, 서울은 0.14% 상승세를 유지했다. 고금리에 매매를 포기한 수요가 전세로 잔류한 데다, 겨울 방학을 맞이한 학군 이동 수요까지 겹친 탓이다.

특히 서초구(0.36%)는 반포동 일대 학군지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전세 물량이 나오는 대로 소진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영통구(0.30%)와 용인 수지구(0.26%)의 상승세가 매섭다. 영통동과 죽전동 등 정주 여건이 좋은 대단지는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매수 문의가 줄어든 소강상태지만, 입지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역세권 단지는 대기 수요가 여전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 하락을 방어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로 거주하며 자금을 모으기보다는, 대출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상급지 매수를 앞당기려는 수요가 뚜렷하다”며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지금 아니면 영영 못 산다’는 공포 섞인 추격 매수 심리가 매수 결정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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